인공 태양

권순택 논설위원

코로나19 사태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공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우리 과학계에서 한줄기 쾌보가 날아들었다.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초전도핵융합장치 KSTAR가 섭씨 1억℃ 초고온 플라스마를 8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 16일 국가핵융합연구소가 밝혔다. KSTAR는 지난 2018년 세계 최초로 1억℃ 플라스마를 1.5초간 유지하는데 성공한 데 이어 이번에 5배 이상으로 늘렸다.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인공태양은 인류의 미래 청정에너지로서 전 세계가 연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석탄과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는 짧게는 50년, 길게는 200년이면 고갈된다. 이 때문에 인류의 생존을 위한 새로운 포스트 에너지로써 인공태양 개발에 선진국들이 앞다퉈 나섰다.

핵융합을 통해 만들어지는 인공태양은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이용하는데 1g으로 석유 8t을 사용한 전기 생산량과 동일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바닷물에서 채취하므로 인류가 무한히 사용할 수 있는 무한 에너지원이기에 인공태양이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그렇지만 수소 원자가 태양처럼 핵융합을 일으키려면 태양의 7배에 달하는 극초고온이 필요하다. 태양의 표면온도는 6000℃, 중심 온도는 1500만℃이지만 압력이 1000억 기압에 달해 수소와 같은 원자들이 플라즈마 상태에서 핵융합을 일으키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발생한다. 하지만 지구에서 인위적인 핵융합을 발생시키려면 1억℃의 초고온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5년부터 인공태양 개발에 나섰다. 국가핵융합연구소를 만들고 대전에 KSTAR를 세웠다. 국내 연구진이 지난 2008년 첫 플라즈마 발생에 성공한 데 이어 10년 만에 세계 첫 1억℃를 달성하면서 미국 일본 중국 등과 함께 인공태양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인공태양의 최대 관건은 1억℃를 300초간 유지하는 데 있다. 과학적으로 300초를 넘기면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KSTAR 연구진은 2025년 달성을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인류 최대의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인공태양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9조 원을 들여 프랑스 남부에 건설 중이다. 우리나라와 유럽연합 미국 중국 인도 일본 러시아 등 7개국 850여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연구진이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인류의 만년대계를 책임질 인공태양 개발에 대한민국이 세계의 중심에 서길 소망한다. /권순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