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제9기 독자권익위원회 제76차 정기회의가 18일 오전 11시 전북일보 편집국장실에서 열렸다. 회의에는 송현만 위원장(전북인재육성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이기선(전북자원봉사센터장)·유혜숙(전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상임대표·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김종춘(변호사)·이경재 위원(전 언론인) 등 제9기 독자권익위원과 전북일보 강인석 편집국장이 참석했다.
독자권익위원들이 이날 정기회의에서 내놓은 다양한 의견과 제안을 정리한다.
△송현만 위원장= 코로나19 사태로 사회·경제를 포함한 모든 부분이 침체돼있다. 올해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음에도 코로나 때문에 선거분위기가 높아지지 않고 있다. 전북일보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집중적 보도를 통해 도민들에게 신속히 알리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의견 많이 제시해 달라.
△유혜숙 위원= 미담기사 발굴에 대한 이야기를 저번 회의 때 했는데 코로나 사태 속 나눔이 코로나 조기종식에 도움이 될 수 있을만한 이야기를 전북일보가 많이 다뤄서 좋았다. 헌혈, 꽃 사주기 등 많은 부분 보도를 통해 따뜻함이 공유될 수 있도록 써줬다. 특히 혈액부족에 대한 기사를 박스로 다뤘는데, 이는 단체헌혈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실제로 실행이 되고 있다. 전북일보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 현장에서 체감하지 못하는 소상공인 자금지원 문제, 개학연기로 인한 식재료 납품 업체의 막막한 상황 등에 대해 보도함으로써 현장의 상황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촉구한 것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총선과 관련해 후보들의 기사를 다룰 때 공정성 시비가 나오지 않도록 후보간 균형을 이뤘으면 좋겠다.
기후변화와 환경문제를 다룰 때 본질적으로 접근하는 시각으로 보도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전문적이고 유명한 환경운동가 및 활동가 보다는 생활 속에서 환경지킴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도했으면 좋겠다.
전북일보가 도내 각 시·군 등 지역소식을 많이 전해서 좋은 것 같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시·군청에서 낸 보도자료 수준에 그친 것 같은 글이 있다. 조금만 시각을 더 보탰으면 좋겠다.
△이경재 위원= 최근에 전북일보 김진만 사회부장이 한국신문상을 수상했다. 익산 암 발병마을인 장점마을에 대해서 끈질긴 보도를 했지만 그동안 행정기관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후 국무총리, 도지사 등이 직접 사과를 하도록 이끌어 낸 점에 대해 대단한 성과라고 칭찬을 하고 싶다. 또 지난 1월 ‘도내 자치단체 국가예산 파헤치다’라는 기획기사를 통해 자치단체들이 타 기관 사업비를 포함해 발표한 내용을 고발한 것은 역작이었다. 단체장들의 치적 쌓기,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틈새를 들춰내 세상에 알린 부분을 칭찬하고 싶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어려운 분야를 단편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이제는 기획을 통해 자치단체가 마련한 대책이 맞춤형 대책이 맞는지, 소상공인, 운수업체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세밀하고 디테일한 현장취재를 통해 맞춤형 정부정책을 이끌어내는 기획보도를 했으면 좋겠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총선이 묻혔다. 후보들이 SNS 등을 이용해 홍보하고 있는데 유권자 입장에서는 답답하기 그지없다. 유권자가 누가 누군지 모르고, 정당지지율에 묻혀서 선거가 끝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것은 지역, 정치적 역량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때 언론이 유권자들이 꼭 알아야하는 내용, 지역현안 등에 대해 보도해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4·15 총선후보자에게 묻는다’는 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질문이 디테일 했으면 좋겠다. 상대방 후보의 장단점이나 지역현안에 대한 입장 등 재미있는 7~10여개의 질문을 던져 짧은 답이라도 이끌어내야 한다. 후보별 차별성과 변별력 등이 드러날 수 있도록 개선을 했으면 좋겠다.
또 전주시가 재난기본소득지원금을 추경에 반영해 1인당 52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이 시의회를 통과했는데 재난기본소득에 대해 분석하고 재난기본소득이 어떤 것인지, 지원대상자들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등은 언론이 놓쳐서는 안 되는 대목이다. 심층보도가 필요하다.
△이기선 위원= 전북일보가 현장에서 뛰는 모습들이 눈에 보인다. 받아쓰는 기사가 아닌 현장에서 뛰는 모습들이 보기 좋다. 일과 사람이라고 하는 면이 2개 면인데,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생생한 현장의 모습도 있지만 자부심과 자긍심도 심어주는 아주 좋은 역할을 한다. 다만, 감사패, 취임, 봉사, 성금 등 기사가 너무 산발적으로 되어있는데 분야별로 모아서 정리를 좀 했으면 좋겠다. 또 요즘 의원들이 감사패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신문에 내기 위해서 감사패를 받는 경우도 많다. 이런 내용은 보도에서 과감히 제외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에 대한 보도도 많이 나온다. 다만 현장에서 보고 온 것을 그대로 기사화하는 것이 아닌 전문가를 통해 현 상황에 대한 긴급 진단을 해보고, 앞으로 가야할 일이 어떤 것인가 기획보도를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면에 기자들이 발굴한 기사를 모두 수용하려다 보니 기사가 끊기는 경우가 있다. 많은 꼭지를 다루기보다 심층적인 취재 내용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본다.
△김종춘 위원= 코로나19 사태 속 행정명령 등 단어가 많이 나오는데 자세히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 행정명령이 무엇인지, 대통령 명령과 차이가 무엇인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위반할 경우 어떤 처벌을 받는지 법적인 조치를 안내해줬으면 좋겠다. 최근 순창의 채계산 출렁다리 관련 기사가 지역면 톱기사로 보도됐다. 하지만 채계산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한 위치를 표현해주지 않아 매우 아쉽다. 순창군에서 낸 보도자료를 그대로 쓴 것 같다. 채계산의 경우 지역명물이 될 것이 분명한데, 관심이 높을수록 위치와 지리 등을 정확히 표현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