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만 보지 말고 선거 정책도 살펴 보자

신상호 순창군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의 계절이 다가왔다. 권력을 위임받아 국민의 대표가 되는 게 합당한지 판단할 때는 여러 기준이 존재한다. 유권자는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지고 투표소로 향하게 된다. 그렇게 선택한 결과가 지금까지는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을 독식하는 정치 현실을 만들어 왔다. 정책과 이를 뒷받침하는 능력을 꼼꼼히 검증하기 보다는 어떤 색깔의 선거용 점퍼를 입고 있는지를 가장 중요시 했고 이것이 곧 선거의 당락을 결정지었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정치권은 시민들의 삶에 필요한 새로운 정책의제를 만들고 구체적인 정책목표를 설정하는 일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기득권을 안락하게 지킬 수 있는 작금의 현실에만 안주할 뿐 국가와 시민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준비하는 일은 게을리 한다. 사회의 모든 분야가 시시각각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언제까지 정치 환경만 지역과 이념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맴돌아야 할까.

정치권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퍼붓는 건 쉽다. 이에 앞서 시민들의 삶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정책과 이를 현실화 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는 정당과 후보자를 찾아내는 일부터 먼저 제대로 해야 한다. 이건 민주공화국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그러고 나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신랄하게 비난을 해도 좋다.

소득 불평등과 일자리 위기, 환경오염에 따른 기후 변화 위기, 북핵 문제와 미·중 갈등 등 우리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여기에다 각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들까지 더해 많은 정당과 후보들이 나름 정책을 가지고 선거에 임하게 될 것이다. 찬찬히 정책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자. 상품을 구매할 때는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고 나서 신중하게 선택을 하면서 투표는 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인가.

선거법 개정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다. 지금까지는 정당 득표율이 3%면 1석을 배정받았지만 개정 선거법에서는 그 이상의 의석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정당들 몇 개가 정책 연합을 하면 입법 발의 요건인 의원 10명을 채울 수 있게 된다.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거대 양당 체제의 획일성에서 벗어나 유권자의 다양한 관심과 요구를 반영해 줄 수 있는 여러 정당들이 원내로 진입해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우리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매일 시장에서 필요한 상품을 구입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나에게 필요한 ‘정책’이라는 상품이 ‘선거’라는 시장에 출시되었는지 관심을 갖고 살펴봐야 한다. 구입한 물건은 맘에 들지 않으면 즉시 교환이 가능하지만 선거는 4년을 기다려야 한다. 짧지 않은 시간이다. 오늘의 삶이 힘든 것은 어제의 방식으로 살기 때문이다. 내일을 잘 살려면 오늘과 달라야 한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정책 선거만이 우리가 바라는 사회로 가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집단 지성의 선택을 기대한다.

 

/신상호 순창군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