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미래를 제시하며 유권자 앞에서 경쟁해야 할 총선이 과거로 퇴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북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해야 하지만, 선거가 막판으로 갈수록 네거티브 선거 과열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월등하게 앞서가는 일부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선거 막바지의 바쁜 상황속에서도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도내 타 선거구 격전지 유세를 나가 눈길을 끌었다.
△맹탕선거= TV토론에서 이 같은 양상은 두드러졌다.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10개 선거구 법정토론회(KBS, MBC)에서는 정책대결이 사실상 실종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후보들은 제3금융중심지 지정, 탄소법,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등 굵직한 지역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하지 못했다. 지역 사회에서 계속 관심사로 대두됐던 ‘지역 균형발전’과 같은 담론에 대한 논의도 사라졌다.
일부 수세에 몰린 야권 후보들이 상대 후보의 과거 전력을 문제 삼거나 인신공격성 발언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책선거를 주도해야 할 민주당 소속 유력 후보들이 토론회를 거부하며 검증을 회피했던 부분도 맹탕선거의 원인으로 꼽혔다.
△네거티브 선거= 총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전북 총선 현장은 도 선관위가 일부 후보의 선거공보물 허위 사실 기재를 확인하면서, 후보 간에 서로를 공격하는 등 막판 난타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과열선거 양상은 선거운동 중반에도 마찬가지였다. 대다수 후보들은 상대 후보의 표를 깎아내리기 위해 취업비리, 법안발의 문제, 선거운동방식 등을 문제 삼기도 했다. 후보들의 네거티브 선거전에 각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도 페이스북 등 SNS상에 상대 후보를 흠집내는 내용을 실어날랐다. 선거를 불과 이틀 앞둔 13일 전주병 선거구와 완주진무장 선거구에선 유력 후보들간 파상공세가 불을 뿜었다.
△오만한 선거= 더불어민주당 김윤덕(전주갑)·한병도(익산을)·이원택(김제부안) 후보는 주말인 지난 11일 무소속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도내 다른 지역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에 나섰다. 선거 막판 자신들의 지역구를 떠나 지원유세에 나선 셈이다.
전에 없던 이례적인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 후보가 각자 지역구에서 상대 후보에 비해 여론조사가 크게 우세하게 나오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오만하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판세가 유리하게 흘러가도 선거운동이 끝날 때까지는 지역구 유권자에게 자신의 정책공약을 설명하는 데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구 주민에게 얼굴을 알리고 정책공약을 소개할 시간에 다른 지역구 후보 지원유세를 나간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지역구 주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이미지로 비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총선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