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20대 총선은 4월 13일이었다. 그해 선거일을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에 그림 한 장이 올라왔다. 빨간 원을 붙잡고 손을 아래로 내밀어 노란색 구명조끼를 입은 아이들을 끌어올리고 있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그려진 그림. 세월호 참사로 동생 윤미양을 잃은 언니 최윤아씨가 그린 그림이었다. ‘투표’라는 제목과 함께 올려진 글이 있었다.
“나에게 오는 16년 4월13일의 투표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을 꺼내주는 일이다. 나에게 오는 16년 4월13일의 투표는 아이들을 억울함에서 꺼내줄지도 모르는 기회다. 나에게 오는 16년 4월13일의 투표는 아무리 아파도 아이들과 잡은 손을 놓지 않으려는 간절함이다. 너무나 아프고 또 아픈 간절함…그게 나의 투표다”
윤아씨의 아픈 간절함은 치유되었을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은 제자리이고, 책임자 처벌은 여전히 멀리 있다. 그뿐인가. 언제부터인가 세월호는 정쟁의 소재가 되어 유가족들을 모욕하고 고통 속에 몰아넣는다. 세월호의 진실을 왜곡하고 기억을 지우려는 자들의 준동 때문이다.
2020년 4월 15일. 21대 총선은 여당 승리다. 그것도 그냥 승리가 아니라 압도적 승리다. 지역구에서만 163석에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 17석을 합하면 과반을 뛰어넘는 180석이나 되는 총선 결과는 예사롭지(?) 않다. 압승의 무게가 그만큼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국정운영을 주도해나갈 힘이 생겼으나 그래서 외레 해결해가야 할 과제가 더 크고 절실해 보인다.
304명 고귀한 생명이 바닷속으로 사그라졌던 그날이 다시 찾아왔다. 세월호 참사 6주기다. 코로나 19 창궐과 총선 열기로 그 어느 때보다 조용히(?) 찾아온 세월호가 멀어져가고 있던 기억을 소환한다. 때마침 세월호 유가족들의 합창단인 <4.16합창단>이 자신들의 이야기와 노래를 담은 책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 을 펴냈다. 2014년 12월부터 세월호 아이들을 기억하는 현장은 물론이고, 이 땅에서 상처받고 소외되고 위로받아야 할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노래를 불러온 합창단이 세상에 전하는 선물이다. 소설가 김훈은 ‘이들의 노래는 사람의 목소리로 사람의 슬픔을 감싸서 슬픔을 데리고 슬픔이 없는 나라로 가고 있다’고 말한다. 노래를>
거리를 지나다 누군가의 티셔츠에 피어난 노란 리본을 보았다. 우리 함께 잊지 말자고 다시 피어난 노란 꽃.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