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지키고 대의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정치를 위하여

유송열 무주군의회 의장

대의민주주의 제도 밑에서 국민은 대통령과 단체장, 의원들을 선출해 그들에게 권력을 부여한다. 제도의 본래 취지대로라면 선출된 자들은 공공의사의 정책반영을 위한 통로여야 하나 우리나라 정치사는 그들이 부여받은 권력을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남용한 역사로 얼룩져 왔다. 공약은 선거승리를 위해 내세운 지키지 못할 약속으로 전락하기도 했고 그로 인해 국민들은 무력감에 빠졌다. 나쁜 정치인의 배불리기를 허용하고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정치혐오와 무관심도 날로 더해만 갔다.

선거철마다 후보자들이 외쳐대는 공약을 귀에 담고 간절한 기대를 가슴에 품으며 열심히 투표소로 달려갔던 민초들이다. 전북도민들의 절대 신임을 받은 정권은 이제 임기 만 3년을 맞이하지만 이 지역은 오랫동안 소외됐고 탄소소재법과 공공의대법도 번번이 무산되는 등 주요 현안들은 답보를 거듭하고 있기에 도민들의 실망감은 말할 수 없이 크다. 66.2%라는 투표율을 기록한 4·15 총선 결과 집권여당은 그 위성정당과 함께 180개 의석이라는 슈퍼여당으로 재탄생했다. 어떠한 심정으로 투표했든 도민들이 염원은 하나다. 공약을 성실히 지켜내고 지역발전을 앞당겨주길 내심 바란다.

할 일은 많고 상황은 엄중하다. 유권자들의 눈은 밝고 귀는 초감각적이며 수준 또한 높아졌다.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 코로나19라는 굵직한 국가 위기를 넘기면서 정치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는 대단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는 국민들의 목소리로 들끓고 주민조례청구도 2018년부터 전국적으로 26건을 기록했다. 국민의 눈을 속이는 정치는 불가능해졌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펼쳐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결과다.

최근 무주군에서 실시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군민 제안 공모에도 주민참여가 뜨겁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4선 군의원으로 의장의 역할까지 맡고 있는 필자 역시 지역에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참여의 목소리를 내는 주민들의 움직임이 반갑기만 하다. 우리에게는 흙냄새 비집고 솟구친 희망이 아직 살아있다. 성숙한 국민의식과 미래지향적인 의회·행정의 의지를 바탕으로 발전의 길만 걸을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한 것이다. 정치인들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진정한 대의(代議) 민주주의 실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널리 듣고 깊이 연구하며 공선후사의 초심으로 쉼 없이 뛰어야 한다. 이는 유권자들이 부여한 힘이자 무거운 사명이라는 것을 정치인 모두가 가슴깊이 새길 일이다.

이제 남은 것은 선거를 치르면서 갈등과 대립으로 분열된 민심을 결집하는데 지방행정과 의회가 앞장서고 주민들과 힘을 합쳐 당면한 현안 해결을 위한 노력을 차근차근 계속해 나가는 일이다. 선거는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이벤트이지만 그 순간에도 우리의 삶은 계속되니까 말이다.

우리 무주군에도 태권도와 반딧불이를 바탕으로 한 관광정책과 농업 등 지역 성장을 위한 산업육성과 경제 활성화, 일자리 확충, 인구유입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무주군의회 역시 살기 좋은 무주를 만들겠노라고 2년 전 외쳤던 군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매진할 것이다. 위기를 극복하고 성과로 보답 받아 모든 군민이 행복할 수 있도록. 그것만이 군민의 선택에 보답하고 진정한 대의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올곧은 길이기 때문이다.

 

/유송열 무주군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