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빠진 감염병 전문병원, 다시 공모하라

전북에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의 당위성을 줄기차게 제기했지만 정부의 공모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문제는 앞으로 진행될 추가 공모에서도 전북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4일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 및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음압병실 확충사업 참여희망기관 공모 방침을 밝혔다. 감염병 전문병원 신청대상은 중부권과 영남권 2곳에 소재한 종합병원 또는 상급종합병원으로 제한했다. 또 내년도 예산확보 여건에 따라 인천과 제주에도 추가로 감염병 전문병원을 구축한다.

그렇지만 전라북도는 감염병 발생 빈도와 인구 밀집도, 항만 및 공항 등 인접도 및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대상에서 아예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도 “전북은 아직 대상에 없다”고 전했다.

이번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지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처럼 전염성이 높은 감염병에 신속히 대응하고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선 지역마다 전문병원이 구축되어야 한다. 하지만 전북에는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에 국가지정격리병상이 총 11병상에 불과하고 코로나19 사태로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군산·남원·진안군의료원은 병상을 확보했지만 진료 시설과 인력 확보가 제대로 안 돼 있다.

총선 정국이 얽혀서 정부의 감염병 전문병원 공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지만 이제라도 전라북도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대응과 역할이 요구된다. 전북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가 있기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들어서면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나 예전의 메르스 바이러스가 모두 동물을 매개체로 해서 사람에게 전파된 만큼 연구와 치료, 백신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에는 임상경험이 풍부한 감염내과 의료진 등이 있어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 인프라도 충분하다. 또한 남원에 공공의료대학원 설립도 추진 중이어서 공공의료인력 양성을 통해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사태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민주당과 당선자들은 전북도민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열망을 잊지 말고 전북 현안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