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리쇼어링 그리고 새만금

정석훈 우석대 교수·새만금연구단장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세계적 고립주의 대두 및 자유무역주의의 퇴조에 따라 큰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항상 위기가 새로운 기회일 수 있듯이, 어렵지만 최선의 방책을 도모한다면 오히려 한국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활로를 마련할 수 있다.

지금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제조업 리쇼어링(re-shoring)이 그 중 하나이다.

리쇼어링은 해외에 진출한 제조업이 다시 국내로 복귀 함을 말하며, 원가요소가 경쟁력 있는 외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의 반대되는 개념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논의되어 왔으나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국경이 봉쇄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원가 경쟁력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공급사슬(supply chain)의 안정성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바, 해외에 진출한 글로벌 대기업들이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일본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이전 비용의 100%를 정부가 지원하는 등 강력한 리쇼어링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2013년 ’해외 진출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 일명 유턴법을 제정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8일 정부는 제4차 비상경제회의에서 핵심기업의 국내 유턴을 확대키로 하고, 종전 고용 및 산업 위기 지역이나 신설 투자 유턴기업에만 적용하던 법인세 최대 7년 감면(5년 100% + 2년 50%) 혜택을 증설 유턴기업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비 수도권에 입주하는 유턴기업에 국공유재산 장기임대(50년), 임대료 감면, 수의계약 등을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어서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유턴기업 지원방안을 조속히 강구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한상공회의소, 광역지자체, 공공기관, 업종별 단체 대거 참여하는 민관합동 유턴지원반을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이제 유턴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각 지자체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

새만금에는 550만평 규모의 대단지 복합 산단이 조성 중이어서 유턴 기업(특히 대기업)을 유치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으나, 제조업 기반이 열악하여 대기업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중국 공장을 폐쇄하고 협력업체 5곳과 더불어 울산에 복귀한 사례가 단적인 예라 하겠다.

또한, 전술한 비상 경제 대책의 내용을 보면, 타 지역에도 세제 혜택이나 국공유지 임대 등 새만금과 거의 대등한 수준의 규제 완화가 이루어져 유턴 기업 입장에서 굳이 새만금을 선택할 이유를 발견하기 어려운 현실이 되었다.

유턴 기업 유치가 국가적 아젠다가 되고, 심지어 수도권 규제 완화까지 논의되는 마당에, 새만금에 유턴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새만금에 타 지역과 차별화된 강력한 인센티브를 준비하여 지금의 호기를 활용하여햐 한다.

세제 혜택, 고용 보조금, 노동 관련 규제 완화 등의 제 분야에서 타 지역보다 더 유리한 강력한 유인책을 새만금특별법 개정을 통해서 관철시켜야 한다.

진행 중인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산업 클러스터, RE100 산업단지 특구 등 내용에도 유턴 기업에 대한 각별한 유인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불투명하고 불안한 중국’에서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서방 글로벌 기업들에게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한국’, 특히 새만금을 어필하여 투자유치 노력을 적극적으로 경주하여야 한다.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 그리고 전북 정치권 및 온 도민의 단합된 열정과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정석훈 우석대 교수·새만금연구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