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화합 메시지 담은 첫 장편소설 완성한 조기호 원로시인

이념 갈등과 ‘색’에 대한 원초적 탐구 담은 장편소설 ‘색’ 펴내
“나는 평생 글 쓰는 사람…시뿐 아니라 단편소설과 동시도 도전”

조기호 원로시인

“이번 총선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많이 각성했다는 걸 알았습니다. 국익을 위해 한 뜻으로 뭉치는 성숙한 사회를 함께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색’이 우주가 탄생할 때부터 그 궤를 같이 해온 것처럼 국민들이 서로 배척하지 않고 화합한다면 우리 인류문명의 발전에 기여할 테지요.”

최근 장편소설 <색> 을 출간, 소설가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조기호 원로시인의 말이다.

전주 출신인 조 시인은 지난 1992년 첫 시집 <저 꽃잎에 흐르는 바람아> 를 시작으로 모두 21권의 시집을 발표했다. 그 사이 전주문인협회 회장과 전주시풍물시동인회 회장을 역임하며 여든의 나이를 훌쩍 넘겼다. 그는 2년여에 걸친 이번 장편소설 집필의 여독이 풀리지 않은 상태지만, 벌써 22번째 시집을 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5년 전부터 생각하던 것인데 팔순 이후가 돼 실행에 옮기고 구체화했지요. 소설을 쓰면서부터는 밤을 샌 적도 많아요. 한 2년간 그렇게 지내다보니 건강이 영 안 따라줘 많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이 시간을 통해 제 분수를 알고 그에 맞는 기대를 걸어야 한다는 점도 다시 깨달았네요.”

그의 첫 장편소설 <색> 은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생을 이어온 민초들의 이야기다. 60여년 전, 전쟁의 총성은 멎었지만 그 생채기는 여전히 우리 역사 구석구석에 남아있다. 시인은 장편소설의 형식을 빌려 굴곡진 역사를 겪지 않은 세대들에게 시대의 아픔을 전해주고자 했다.

“본래 우리는 백의민족인데, 강대국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착취당하면서 편을 갈라 싸우고 온갖 ‘색’에 빠지게 됐죠. 전쟁 통에 초등학교를 다녔던 유년시절의 가난과 우리말과 글도 마음대로 못 쓰던 시절을 생각하자면 힘없는 민초들이 겪었던 일을 기록하고 전하는 일이 제 사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기호 원로시인은 문학을 바탕으로 한 또 다른 도전도 계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장편소설을 냈으니 이번에는 동시집을 내볼까 생각중이에요. 나이를 먹다보면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거든요. 시 쓰는 우리 선배들도 보면 동시집을 낸 분들이 많고요. 동시를 한 70편은 가져야 책 한권으로 엮을 수 있다고 보고 지금 40여 편 써서 모아둔 상태입니다. 글은 제가 눈을 감을 때까지 계속해서 써나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