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발전 ‘원팀’

백성일 부사장 주필

21대 전북 총선은 모 아니면 도식이었다. 당선자 10명이 초 재선급으로 채워졌다. 지난 20대는 안철수 녹색바람이 불어 국민의당 후보가 7명이 당선되었지만 이번에는 지난 20대 때 낙선했던 문재인 키즈들과 초선을 합해 민주당 후보 9명이 당선됐다. 이번에 당선된 후보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역량이 출중해서라기 보다 생각치도 않게 코로나19가 발생해 그게 블랙홀이 돼 모든 것을 빨아들인 결과였다. 여기에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유세기간 강조한 것이 부메랑 돼 일찍부터 표 결집현상이 이뤄졌다.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단순한 구조였다. 선거는 하나의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오죽했으면 정치9단이라는 목포 민생당 박지원 후보가 이낙연 전 총리를 들먹이며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했겠는가. 직감적으로 통합당이 지리멸렬한 상태에서 ‘문풍’이 강하게 불어 묘안이 없기에 이 같이 말도 안되는 선거전략을 구사했던 것.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났지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워낙 높아 그 기세가 꺾일줄 모르고 그대로 투표장으로 이어진 게 승인이었다.

선거는 성인군자를 뽑는 게 아니라 후보 중에서 선택해야 하므로 최선이 아니어도 차선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당선인 중에는 와신상담(臥薪嘗膽)해서 당선의 영예를 안은 후보도 있지만 운좋게 뽑힌 경우가 많았다. 민주당 공천이 당선으로 연결되는 등식이라서 더 그랬다. 지금은 현실을 존중해야 할 상황이다. 과거지사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 그 이유는 남원 공공의대설립 등 전북의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으로 상당수 기업들이 기초체력이 망가져 앞이 안보일 정도다. 여기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상황이 더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당선인들이 마냥 기뻐하고 즐기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난 7일 민주당 원내 사령탑에 순천 출신으로 성남에서 4선을 한 김태년 의원이 뽑혔다. 김 원내대표는 원구성을 위한 여야 협상에 들어가면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배분 그리고 상임위 배치 등을 다룬다. 국회는 철저하게 상임위를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하기 때문에 10명의 의원들이 어떤 상임위에 들어 가느냐가 관건이다. 5명이 재선이어서 여당측 간사를 맡아야 한다. 전북은 3선 이상 중진이 없어 재선들이 발벗고 뛰어야 한다. 대개 간사들이 상임위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가기 때문에 간사를 맡는 게 중요하다. 김 원내대표와 사전 교감을 통해 전북 몫을 차지해야 한다.

지금 전북 당선인 중에는 정치적 리더가 없기 때문에 10명이 원팀이 돼서 국가예산 확보 등 전북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 건설교통위 등 인기 상임위에 몰리지 않도록 사전에 조율하는 것도 중요하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해 정무위에 꼭 들어가야 한다. 숫자부족을 상임위에 고르게 배치되면 상당부분 커버할 수 있다. 당선인들이 송하진 지사를 정치적 라이벌로 여기지 말고 협력자 내지는 동반자 관계로 인식해서 소통을 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