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는 현재진행형

김관식 자인산부인과 원장

대구 경북의 신천지 교회 코로나19 집단 감염사태는 전화위복의 쓴 약이 되었다. 화는 대구 경북의 시민들이 입었으며 그 화로 인한 복은 전체 국민에게 돌아갔다. 지난달 대구에서 한 요양병원을 운영하던 원장님에게 힘내시라고 연락을 드렸다.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던 때 요양병원 전수조사 중 그곳은 양성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안부를 물었는데 편치 않은 마음이라며 우리 모두의 일이며 함께 극복해야 한다고 공동체적 답변을 들려주셨다. 먼저 대구 경북 시민들의 문명적 태도와 자발적 봉쇄, 의료진의 노고와 헌신에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

지난 2월 7일로 돌아가면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임상위원회’ 의료진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환자 중에 인공호흡기나 에크모, 신장투석기 등 중환자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없으며 증상으로 보아 중증질환이 아니라는 취지의 발표를 하였다. 발표내용은 매우 성급한 것이었으나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충정이었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책임감 있는 분들이라면 특히 대구 경북을 비롯한 전국의 코로나19 환자와 의료인을 포함한 전 국민에게 송구스런 마음을 가져야 한다.

미국 시카고 근처에 거주하는 수학자 의형이 3월 중순에 전주를 방문하고 싶다고 1월말에 알려왔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코로나19 사태가 위중하니 신중하시라 만류하였다. 그러나 회신은 함께 여행할 자제의 의견을 포함하고 있었는데 미국 내에서 연일 보도 되는 뉴스는 독감 정도로 취급하고 있으니 예정대로 한국에 와서 전주 한옥마을의 한옥 숙박체험을 해보고 싶다는 전언이었다. 초기에 한국과 미국 모두 사태를 오판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여행을 취소하시라 권유하였으며 형님은 그 충고를 따랐다. 그런데 지금 방역에 실패한 미국보다 우리나라가 더 안전한 곳이 되었다. 초기에 잘못된 정보에 따라 대책 없는 일상활동으로 코로나19가 은연중 미국 전역에 퍼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신천지교회 집단감염으로 대구 경북의 환자수가 급증하자 중앙대책본부와 질병관리본부의 적극적 대응, 시민들의 자발적 봉쇄, 의료진의 노력과 함께 온 국민의 걱정어린 성원이 전국적 방역에 힘이 되어 지금 통제 가능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만일 신천지 집단감염이라는 돌출상황이 없었고 일부 성급한 발표에 근거하여 자유롭게 생활했더라면 집단 활동이 활발한 우리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조용히 그러면서도 급속히 전파되고 임계점을 넘어 환자가 전국적으로 폭증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의료시스템 붕괴와 통제불능의 상황이 되었을 수 있다. 초기 신천지교회 집단감염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이유다.

아직도 코로나19 원인체의 발생과 변이, 전파과정의 역학, 임상적 특징과 치료방법, 회복 후 후유증이나 면역력 획득 여부, 백신의 가능성이나 효과 등 코로나19 정체가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다. 이제는 2차 유행에 대비하여 재확산의 단초가 될 무증상 환자를 관리할 방법을 찾기 위해 표본 지역사회 전체인구를 대상으로 바이러스나 항체 양성여부에 대한 전수조사 연구도 필요하다.

지금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나 코로나19는 현재진행형이다. 일상으로의 복귀, 특히 각급 학교의 개학은 재확산의 계기가 될 수 있으며 또 여름이 지난 후 더 큰 2차 유행이 염려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완전퇴치에 이를 때까지 일상생활에서 개인위생과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켜야 하겠다. 코로나19를 벗어날 각국도생의 1차 결승선은 치료제와 백신의 완성시점이다. 모두 합심하여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우리나라를 다시 한번 진일보시키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기를 바란다.

/김관식 자인산부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