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미국에서 코로나방역의 최선봉에 선 한국계 의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남 곡성 출신 제프리 석우 장(48) 박사는 최근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치료제 개발로 미 NBC방송 등에서 집중적으로 조명되고 있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마운트 시나이 병원 부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신속하고 정확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처(FDA)로부터 긴급 승인을 받았다.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학연구소의 미생물학자 플로리안 크래머 교수와 함께 개발한 이 진단키트는 곧 생산, 판매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환자에게 항체가 만들어졌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장 박사는 또 혈장을 이용한 코로나19 치료 연구 개발에 나서 조만간 획기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환자 250명 이상에게 혈장치료를 시행한 결과, 생존율을 크게 높였으며 렘데시비르 등 다른 치료제와 함께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NBC방송 등 언론 인터뷰에서 “몇 주 안에 유의미한 결과를 공유할 수 있다”며 “이 혈장치료는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장 박사는 백악관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를 이끄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 등과 함께 코로나19 대응 콘퍼런스센터 멤버로 활동하며 4개월째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곡성에서 태어난 장 박사는 두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고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뉴욕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을 거쳐 컬럼비아 대학에서 해부학·임상병리학을 전공했다. 지난 2004년부터 10년간 컬럼비아대 교수로 재직한 그는 2013년 마운트 시나이 병원 임상실험센터장으로 발탁돼 줄기세포 관련 연구 등을 맡고 있고 아이칸 의과대학 부총장으로 후학도 양성하고 있다.
장 박사 부친 장준술씨는 전주고(34회)와 한국해양대를 나와 해양토목계에서 활동하다 이민을 갔다. 부인 마리나 장씨(48)는 남원 출신으로 성심여고를 졸업한 뒤 미 하와이 패시픽대학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고 현재 뉴욕 힐튼호텔 상무로 재직 중이다. 남원 국일세무회계사무소 서호련 대표세무사가 장 박사의 장인이다. 장 박사는 “K방역으로 불리는 한국의 코로나19 위기 대응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이라며 “내게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