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하루살이 여정 - 전근표

하루가 천추인 생애

우주를 휑하니 돌고 도는

무한 시공의 여정

 

하루씩, 천 곱, 만 곱절

 

하늘엔 흰 구름 가고

바다엔 만파의 물굽이

 

하루를 살아도 생명은 영원

내 삶이 행복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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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 사는 하루살이에게 내일은 없다. 어제도 없다. 오직 그에게는 현재만 존재한다. 해서 현재는 ‘선물(present)’이다. 이미 지나가서 흔적도 없는 어제에 잡히지 말자. 아무 노력도 안 하면서 내일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자. 우리는 지나간 시간을 잡지 못한다. ‘카이로스(Kairos)’의 뒷머리가 머리카락이 없는 ‘대머리’인 이유는 사람들이 잡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국어사전을 보면, ‘대머리’는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뜻도 있다. 해서 현재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하루살이는 ‘시간’을 살지 않는다. ‘시각’을 살 뿐이다. /김제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