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소동 전주시청사, 신축 이전 서둘러야

지난 주 전주시청사에서 물벼락 소동이 벌어져 민원인들의 원성을 샀다. 오래된 냉·난방 배관이 수차례 땜질 보수에도 또 터진 것이다. 이번 난리를 계기로 노후화에 따른 민원인 불편·안전위험 문제가 거론되면서 신청사 건립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시청 로비에 새롭게 마련한 책기둥 도서관 천장 곳곳에서 물이 떨어지면서 순식간에 바닥 전체가 물바다를 이뤘다. 당시 책을 읽거나 커피를 마시던 방문객들은 화들짝 놀라 자리를 피하고, 뒷수습 하는데 상당시간이 소요돼 큰 불편을 겪었다.

문제는 이런 물난리가 새삼스런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천장 누수현상이 자주 반복됨에 따라 범위도 점차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도 근본적인 보수작업은 엄두를 못내는 형편이다.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배관공사가 쉽지 않을 뿐더러 수십억 예산이 필요하고 사무실도 임시로 옮겨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차라리 새로 짓는 게 났다는 여론이다.

김승수 시장도 올해 신년회견에서 시청사 이전을 강력히 시사한 바 있다. 청사는 건립된 지 37년이 지나 낡고 비좁을 뿐 아니라 주차장이 턱없이 부족해 직원은 물론 시민들의 짜증을 유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족한 업무공간을 위해 인근 2개 빌딩 일부를 임대 사용하면서 연간 10억원 가까운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

시청사 이전과 관련해 시의회에서도 그간 수차례 의견을 제시해왔다. 그 가운데 덕진 종합경기장 부지가 타당성·접근성 측면에서 최적지로 꼽혔다. 서부신시가지등 외곽 이전땐 구도심 공동화를 부채질한다는 의견과 더불어 간선도로인 백제대로·팔달로 교차지점으로 접근성이 뛰어난 점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반면 현 시청사는 한옥마을과 연계한 문화공간 활용가치가 훨씬 크다고 내다봤다.

또한 조촌동에 건립하려던 제2청사도 용역비 1억원이 전액 삭감돼 제동이 걸렸다. 제1,2청사 분산에 따른 비효율성·시민 접근성문제·의회와 공감대 부족이 계속 지적돼왔다.

신청사 건립문제는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낡고 비좁은 건물에서 파생되는 부작용이 심각한데다 시민들이 겪는 불편함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지역발전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해 조속히 매듭짓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