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가 미덕인 시대…‘국내 여행’은 ‘애국’이다

곽승기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지금은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상황이 경제, 사회 등 전방위에 걸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GDP의 10%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에 엄청난 타격을 가했다.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는 전년 대비 국제관광은 80%이상 감소하고 최소 1억개 일자리가 사라질 위험이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국내 관광산업도 코로나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항공, 여행업 등 매출이 90% 이상 감소했다.

그러나 ‘위기(危機)는 기회(機會)’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19는 사회 전반에 위기를 가져왔지만 원격·화상회의 등 일하는 방식이나 e커머스, 온라인 교육 등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새로운 기회의 발판이 되고 있다. 세계 석학들은 코로나19로 세계 질서가 바뀌면서 완전히 다른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특히 감염병 상시화와 언택트(Untact) 문화의 일상화, 국가 간의 이동 제한에 따른 로컬 중심의 문화가 부각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는 관광업계에도 반영돼 단체여행보다는 가족·나홀로 여행으로, 해외여행보다는 국내 여행으로 관광의 트렌드 전환이 확실해 보인다.

이번 코로나 정국에서 전북은 철저한 방역과 체계적인 관리로 청정 전북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기회를 얻었다. 그동안 전북은 역사와 전통, 문화체험 등 누구라도 찾아와 힐링할 수 있는 차분한 매력으로 관광객들을 사로잡아 왔다. 특히 전북도에서는 생활 방역으로 전환된 지난달부터 청정 전북의 이미지에 맞는 비대면·비접촉 치유·힐링을 테마로 숨겨진 관광지,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라이딩 코스, 인생포토 스팟, 도보·캠핑 여행, 영화촬영지 등 차별화된 명품 관광지를 발굴해 홍보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지금부터 한 두 달 동안 각국 정부가 하는 일이 향후 세계의 형태를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전환의 기회’에도 ‘골든 타임’은 있다. 정부가 지원한 긴급재난지원금은 음식점과 전통시장, 슈퍼마켓 활황에 이어 식자재 공급처인 농가에 안정적 소득원으로, 생필품 공급처인 중소기업에는 매출 증가로 이어져 경제 선순환을 만들어 내고 소비가 다시 생산을 낳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 자료를 보면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평균 매출이 5월 셋째 주를 기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된 후 점차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소비가 미덕인 시대가 된 것이다.

굴뚝 없는 산업! 관광은 일반 소비보다 경제 파급효과가 더 크다. 모처럼 불기 시작한 경제의 훈풍이 우리들의 여행으로 관광산업 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우리는 코로나로 지친 심신에 안정과 휴식의 기회를 얻고, 지역 관광산업은 그간 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동력을 얻어 전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될 것이다.

호국 보훈의 달 6월! 전북에서 태동한 동학 정신이 전국으로, 그리고 현대 민주주의로 이어지듯 전북 발‘국내 여행’의 붐 조성이 K-팝, K-방역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내수회복을 선도하는 K-관광(TRIP)의 성공사례로 도민과 함께 만들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곽승기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