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22번째 확진자, 보건·교육당국 초동대처 부실 '논란'

17일 오전 9시 30분 1차 양성판정 불구 귀가조치 없이 시험 강행
전북도 “시험 상황을 유지하는 게 가장 안전한 상황이라고 판단”
학부모 안내도 늦어 “아이들 문제를 뉴스 보고 알아야 하나” 불만
도교육청 “학교 현장 학생들 안전 챙기는 게 최우선이었다” 해명

전북 22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전주여고. 조현욱 기자

전북 22번째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보건·교육당국의 초동대처 부실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정부가 마련한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학부모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17일 오전 전주여자고등학교는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에도 시험을 강행했다. 해당 학생이 전날 두통 및 발열로 검사를 받았고 이날 오전 9시 30분 1차로 양성판정을 받았음에도 낮 12시까지 시험은 계속됐다.

전주여고의 귀가조치는 이날 오후 2시 2차 양성판정에 따른 전수검사 후 이뤄졌다.

정부 가이드라인은 ‘확진환자 발생시 모든 학생 및 교직원에 대한 귀가조치 후 등교수업을 원격수업 체제로 전환’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현장에선 지켜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주여고 측은 언론창구 일원화를 이유로 답변을 피했고, 전북도는 브리핑에서 “시험을 보고 있는 상황을 유지하는 게 가장 안전한 상황이라고 판단, 일정한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후 시험을 보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것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뒤늦은 학부모 안내가 불안을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주여고 학부모 A씨는 “오늘 시험이 있어 아이를 데리러 왔는데 확진자 발생 소식을 언론을 통해 알았다”며 “내 아이가 어떠한 상태인지 빠르게 알려줘야 대처를 하는데 너무 늦게 알려 괜한 불안감을 키운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인근 학교 관계자 B씨는 “현재 대부분 학교가 중간고사를 치루고 있어 아이들 하교가 빠르다”며 “관내 다른 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면 빠르게 이 소식을 공유해야 아이들에게 안내하고 주의를 당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데, 이미 아이들이 하교하고 나서야 나중에 발생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인접학교 파악이나 학부모 안내 등에 미흡한 부분이 일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전주여고 아이들의 안전 확보, 감염 예방이 최우선 과제였고 여기에 집중했다”고 해명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현장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른 판단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면서 “감염 확산을 철저히 예방하고 도민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