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의원이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의 마지막 간담회 장소로 전북을 찾은 가운데 이번 활동은 사실상 대권행보와 당권경쟁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 의원은 총리시절부터 11번이나 전북을 찾으면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전남 대신 전북민심 보듬기에 주력해왔다.
이 의원은 당권을 거쳐 차기대권을 노리고 있는데 우선 당권을 확보하려면 호남의 지지세를 공고히 해야 할 필요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광주·전남에서 그에 대한 신뢰는 전폭적이다. 반면 대권주자 배출이 어려운 전북에서는 선택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의원 입장에선 전북 유권자들까지 우군으로 만들어야 당권확보와 대선 고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날 간담회 또한 호남권역의 모든 여당의원과 광역단체장이 집결, 민주당 내 차기 당권과 대권 경쟁구도를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광주 대신 전주를 마지막 간담회 장소로 선택, 집토끼 보다는 산토끼를 잡는데 주력하면서 전북의 콤플렉스였던 ‘호남의 변방’이라는 인식을 해소하는 효과도 노렸다는 관측이다.
이 의원이 포스트 코로나19 대책에서 남원공공의대와 익산 국립감염병연구소 설립은 물론 전남국립의대 추가설치에 모두 힘을 실어준 것도 지지세 결집과 무관치 않다.
주목할 만한 것은 전북과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의 태도 변화다. 그간 전북과 광주·전남 의원들은 지역현안 해결에서 각개약진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다시 ‘호남권 그랜드디자인’이라는 화두가 설정됐다. 대표적인게 전라선 KTX 직선·고속화 문제다. 이 방안은 대권주자인 이 의원이 직접 거론하고 나섰다는 데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지역정치권 역시 이 의원의 행보가 전북입장에서는 유리한 구도로 작용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송하진 지사를 비롯한 도내 국회의원 모두 이 의원과 호남권 의원들에게 전북의 어려운 경제적 사정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에대해 광주·전남 정치권에서도 문제 인식을 같이하고 광역사업을 통해 이를 해소하자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고 한다.
한편 송하진 지사는 대권정국을 앞두고 지역 관련 포석을 까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송 지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공공의대법 통과·감염병연구소 설치·제3금융중심지 지정·한국탄소산업진흥원 지정·군산조선소 재가동·군산형일자리 등 전북의 모든 주요현안의 해결을 정부여당 차원에서 해결해 줄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포스트 코로나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한국판 뉴딜의 중심지로 새만금이 최적지라고 역설하며 주도권확보에 들어갔다. 광주·전남 단체장들 역시 자신들 지역의 구체적인 사업을 명시하며 견제구를 날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낙연 의원은 호남권 내에서 충돌하는 이익을 어떻게 조정할 지에 대한 고민이 엿보였다. 이 때문에 호남전역을 기반으로 당권과 대권 모두를 노리는 그의 입장에서는 권역을 아우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국난극복위 대변인을 맡은 김성주 의원은 “각 시·도마다 나름대로 사업들을 제안하는데, 호남 전체를 묶는 그랜드 디자인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것에 대해서도 참석자들이 공감을 했다” 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