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아프지만 재미난 이웃의 삶…‘갱년기 영애씨’

김체 출신 박수서 시인, 여섯 번째 시집 펴내

2003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데뷔한 김제 출신의 박수서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갱년기 영애씨> (북인)을 엮었다.

현대시세계 시인선 115번으로 출간된 이번 시집에서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아프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은 시가 담겼다.

“시를 쓰면서 말로 할 수 없는 위로를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시인의 말처럼 이번 시집 면면에는 주변에 대한 연민의 시선이 녹아있다.

특히, 표제작인 ‘갱년기 영애씨’에는 전주시 중화산동에서 ‘꽃마차’라는 술집을 운영하는 ‘연극배우’ 영애 씨의 분노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갱년기를 겪지 않은 박수서 시인은 주체할 수 없는 또 한 번의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는 영애 씨의 거친 말을 잘 받아 적은 후 시로 풀어냈다.

영애 씨는 “누가 인정해줘서 산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어서 버텼다”고 고백한다.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인 신메뉴 ‘얼큰짬뽕순두부’를 개발하는 것도 예술의 하나”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박수서 시인은 지난 2003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마구간 507호’ 외 2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박쥐> , <공포백작> , <슬픔에도 주량이 있다면> , <해물짬뽕 집> 을 출간했으며 시와창작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