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부귀면 봉황마을 붕괴된 진입로 방치 주민 불만

진안군 부귀면 황금리 봉황마을 진입로 붕괴 현장.

진안 부귀면 봉황마을 진입로의 한쪽 산기슭이 집중호우로 붕괴됐지만 2주 넘게 복구가 이뤄지지 않아 관계당국이 주민들을 위험 속에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귀면 황금리 황금저수지의 좌안에 위치한 봉황마을은 지난 14일 야간에 큰비가 내려 진입로 일부 구간의 인접 산기슭 경사면이 붕괴돼 도로가 막혔다.

붕괴된 지점은 황금저수지 둑의 좌측 부분과 거의 평행한 곳이다. 붕괴 규모는 길이 20미터가량, 높이 25미터가량이다. 붕괴지점 일대 수백 미터가량의 도로 옆 경사면은 저수지 조성당시 마을진입로를 내기 위해 절개된 곳으로 절벽이나 다름없이 가파른 모습을 하고 있다. 경사면은 공사 당시 토사 위에 콘크리트를 그냥 부어 놓은 형식으로 마감됐다. 이에 따라 경사면을 덮은 콘크리트는 경사면의 가파르기를 고려할 때 무용지물에 가까운 조치라는 주장이 평소 제기돼 왔을 정도다.

지난 14일 붕괴 구간 경사면에서 인접 진입도로로 쏟아져 내린 흙, 모래, 자갈, 콘크리트 덩어리 등의 유실물은 현재 도로 폭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통행에 적잖은 불편을 주고 있다.

재해 후 2주 동안 관계당국이 해놓은 조치는 두 가지가 전부다. 하나는, 붕괴구간 경사면에 비닐포장을 씌운 후 끈을 달아 10군데 가량을 매어 놓은 것, 다른 하나는 진입로에 쏟아진 토사 유실물을 한쪽으로 밀어제쳐 놓은 것.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주민들은 붕괴유실물이 쏟아지면서 낙석방지 철망은 물론 에이치(H) 빔 방지시설까지 엿가락처럼 휘어 놓는 판에 비닐포장이 대체 웬 말이냐는 반응이다.

동일 지점에서 잔여물에 의한 2차 붕괴가 발생하거나 인접 경사면의 연쇄 붕괴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 주민은 “경사면 또는 진입로 관리책임 있을 것으로 보이는 관계당국에 신고를 했지만 복구를 미루거나 떠넘기고 있다”며 격분하고 있다.

관계당국이 복구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본의와는 상관없이 주민들을 위험 속에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복구가 끝나는 시점까지 주민들은 목숨을 담보로 한 마을 진출입 통행을 계속해야 할 형편이다.

봉황마을 진입로 경사면의 전면적이고 근본적인 복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관계당국이 언제 본격적인 복구에 나설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