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합죽선의 맥을 이어온 부자의 이야기가 전시에 담겼다.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 지선실에서는 오는 28일까지 선자장 김동식과 김대성의 초대전이 열린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선자장 김동식과 그의 아들인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이수자 김대성의 신작과 대표작 20점을 만날 수 있는 자리.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이수자 김대성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선자장 김동식의 아들로 5대에 걸쳐 합죽선의 맥을 잇고 있다. 유년시절부터 부채 만드는 아버지의 모습을 일상으로 봐왔다. 2007년부터는 아버지의 대를 이어 합죽선 만드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선자장 김동식은 14살이 되던 1956년, 고종황제에게 합죽선을 진상할 만큼 기술이 뛰어났던 외조부 라학천(羅鶴千)을 스승으로 모시고 합죽선과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64년이 된다. 외삼촌인 라태순의 집에서 처음 합죽선 만드는 기술을 배운 후 대나무살을 쪼개는 것부터 합죽선에 종이를 붙이는 것까지 모든 기술을 외가에서 익혔다.
지난해에는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선자장 조충익이 별세하고 올해 합죽선을 만들던 장인 4명이 고령화로 합죽선에서 손을 놓았다. 어려운 길이지만 가업을 함께 이어가는 김동식 김대성 부자(夫子)는 전주 합죽선의 자존심이자 미래다.
선자장 김동식은 “부채는 죽은 대나무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일”이라며 “외증조부부터 아들까지 5대에 걸쳐 부채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한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이번 전시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아버지 대를 이어 합죽선을 만드는 김대성은 “아버지는 선풍기와 에어컨에 밀려 사람들이 하나둘 부채에서 손을 놓았을 때도 묵묵히 가업을 이어오셨다”며 “아버지가 다 죽어가는 꽃에 정성을 다해서 생명을 주시고 꽃밭을 만들어주셨듯이 저도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꽃밭을 잘 가꾸고 지키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