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유일 국가관리 무역항인 군산항이 갈수록 침체를 면하지 못해 항만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특히 경쟁 관계인 다른 항만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상대적으로 군산항 침체의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다. 인천과 함께 서해안 최대 규모의 시설과 능력을 자랑하던‘개항 120년’의 역사가 무색할 정도이다
군산항 침체의 심각성은 취급 물동량의 감소세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군산항 화물처리 실적은 1854만톤(수입 1325만톤, 수출 153만톤, 연안 376만톤)으로 집계됐다. 이 실적은 전년도의 1841만톤에 비해 소폭 올랐지만 가장 많은 물량을 취급했던 8년전인 2011년 실적 1981만톤에 비해서도 떨어진다. 지난해 군산항 물동량은 전국 31개 국가 항만 물동량의 1.1%에 그치는 초라한 실적이다.
군산항 취급 물량의 감소는 대기업인 현대중 군산공장 가동 중단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에 겹쳐 차량 부품 물동량 까지 크게 줄어든 것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2007년 32만대를 넘었던 군산항의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에는 5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군산항을 이용하던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수출 물량 마저 목포항으로 옮겨 가면서 군산항 침체를 가속시켰다.
이처럼 군산항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사이에 평택, 보령, 목포 등 경쟁 관계에 있는 항만은 비약적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물론 배후에 자동차 공장등 대규모 제조시설이 있는 영향도 있지만 자자체의 항만 활성화 노력도 항구 발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지자체 자체적으로 해양항만 발전협의회를 조직하거나, 발전 용역 수립 등을 통해 물동량 증대 전략마련에 나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에 비해 전북의 경우 항만정책은 주로 국가사업을 보조하는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책 전문가도 없고, 연구는 다른 분야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 주요 정책의 우선 순위인‘농정’에 밀려 해양항만정책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각 항만의 시설이 확충되면서 물동량 유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도와 군산시는 군산항 활성화에 보다 더 관심을 갖고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