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로 만나는 연극 ‘조선의 변란’

전북공연예술페스타 출품작, 남원연극협회 ‘조선의 변란’ 오디오북 제작
조선 영조시대 현 광화문거리 대변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신들 이야기
2016 전북연극제 ‘장려상’ 수상작…“연극 최초 오디오 이용, 획기적 시도”

2016년 전북연극제에 출품한 조선의 변란 공연 모습.

청각과 시각을 활용한 현장예술인 연극이 오디오를 통한 획기적 변화에 나선다.

2020 전북공연예술페스타 출품작인 남원연극협회의 ‘조선의 변란’이 그 주인공이다.

‘조선의 변란’은 지난 2016년 전북연극제 장려상 수상작이다. 조선시대 영조즉위 27년. 한양의 육조거리(현 광화문거리)는 당시 대변으로 넘쳐났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영조는 육조거리 정화할 방법을 대신들에게 명을 내렸고, 대신들은 여러 가지 방안을 찾기위한 노력을 그린 연극이다. 그 과정에서 현대의 좌변기, 소변기 개발 등 많은 방안이 나왔다. 인간의 상상력이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당시 대신들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며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결국 백성들의 생리현상을 해결하지 못하게 하는 결론을 내린다. 지배계층의 탄압과 억압, 허무맹랑한 정책을 통해 일을 해결하려는 모습은 현재의 정치인들을 연상케 한다. 이러한 정치풍속을 풍자해 관객들의 웃음마저 자아낸다.

문광수 작가는 “현재 정치인들은 정책을 세울 때 국민이 실감할 수 없는 무관한 정책을 내세우는 모습을 과거 정치를 통해 비판하고 싶었다”면서도 “인간의 상상력을 통한 과학과 기술의 개발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극의 가장 큰 특징은 오디로북으로 제작된다는 것이다. 대사와 동작을 통해 행위예술의 결정체였던 연극을 시각적 효과를 빼고 제작한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단순한 낭독이나 음악 등은 오디오북으로 제작된 적은 있지만 연극을 오디오로 보여준 다는 것은 처음이다. 가장 예민한 청각에 집중해 연극과 같은 톤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면 상상을 통해 시각적효과를 더욱 극대화 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2016년 연극제 무대와 차별을 두기 위해 판소리와 라이브공연을 담은 퓨전사극으로 재탄생했다. 남원연극협회는 이해를 돕기 위해 대본이 삽입된 책자를 만들고 오디오 파일이 담겨있는 USB를 함께 동봉하기로 결정했다.

문 작가는 “비대면 시대에 온라인 송출이 아닌 연극을 즐길 수 있도록 또 다른 방안을 생각하던 중 오디오북을 제작하기로 했다”면서 “새로운 시도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번 연극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