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수선화 - 서자원

지난 봄

수선화

지지 않았으면

 

가슴 속

수선화

피지 않았으리

 

가슴 속

수선화

피지 않았으면

 

올봄

수선화

지지 않았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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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 한 송이 피고 지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다. 때가 되면 저 혼자 피고 지는 것 같지만,

햇볕 따스하면 제가 알아서 피고 지는 것 같지만, 따뜻한 가슴이 없었으면 어찌 가능한 일이겠는가? 올봄 수선화는 이미 졌지만, 누군가의 가슴 속에서 활짝 피어나 추운 겨울을 건너리라. 수선화도 사람도 서로의 힘으로 어렵고 추운 시간을 견뎌 내리라. 그렇게 품은 수선화가 없다면 우리 가슴은 이미 밭았으리라. 그렇게 품어준 가슴이 없다면 내년 봄 우리는 수선화를 다시 볼 수 없으리라. /김제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