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닦는 사람 - 김용옥

온종일 닦고 닦는다

수건과 행주와 걸레로

 

깨끗함과 더러움 사이에서

오락가락 닳아지는

수건, 행주, 걸레

 

이적지 닳게 한 수건 행주 걸레로도

다 닦지 못한 먼지 물때 곤때 같은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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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정성 들여 닦아 놓아도 살아 있는 한은 때가 낀다. 행주와 수건과 걸레의 용모는 다르지만, 용처는 같다. 닦아내는 것이다. 일상의 흔적은 때를 남긴다. 고운 때와 물때와 찌든 때까지 다양해서 닦아내는데도 여러 도구가 필요하다. 하물며 마음의 때야 말해서 무엇하랴,

해서 우리는 마음의 때를 벗기기 위해 묵상, 기도, 여행, 독서, 대화, 상담 등 많은 도구를 동원하는 것이다. 때는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찾아와 우리의 처음 상태를 어둡게 해 놓는다. 때가 끼지 않도록 미리 조심하자. 신독하자. /김제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