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정원 하나 근사하게 축성하자

소재호 한국예총 전북연합회장

세계 어느 민족이든 구경거리 중에 자연적 절경을 가장 많이 선호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떤 통계를 보아도, 현장 경험을 통해 보아도 관광객이 몰리는 곳은 역시 경치 좋은 풍경인 것이 분명하다. 세계적 명소가 아닐지라도 어지간한 풍광에는 사람들이 몰린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조금만 이름있는 관광지일지라도 엄청나게 몰려가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가계 재정을 기우리면서까지 여행을 즐기거나, 일컬어 효도관광이란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부모 섬김의 방편으로 여행을 보내드리는 경우도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정경이다. 무슨 기념 여행 등 이름만 요지가지로 붙여서 여행의 명분을 만든다.

그렇거니와 지자체마다 관광객 유인을 위한 볼거리 확충에 전념하는가 하면, 빼어난 절경을 배경으로 갖추지 못한 곳은 인위적으로 절경을 조성하여 누리며 즐기는 곳도 많다. 사시사철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이름난 관광지가 전북 아닌 다른 지역에는 꼭 하나 이상씩은 축조되어 있다. 예컨대 순천만의 만국가 정원은 성공한 사례 중 하나이다. 늪지를 개발하여 수로를 끌어들이고 사시사철 제철의 꽃을 심어 벌.나비 모으듯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사찰이나 고궁 등은 한번 가면 두번 가지 않는데 순천만 만국가 정원은 철마다 찾게 되고 그곳에서 기호에 맞는 먹거리도 찾는다.

정원이란 대개는 자연 정경의 축소 모방형이다. 어느 나라든지 이름있는 정원을 찾는 사람들은 계절을 타지 않는다. 축소지향의 절경을 도시 지척에 두어 타지 사람들도 유인하거니와 우리들 힐링의 시·공이 되게 하려는 것이다. 차로 달려 한 시간 쯤 되는 거리에 관광 목표를 정하고, 아침 나절 느즈막에 출발하여 그곳에 도착, 적정한 곳에서 점심 사 먹고 구경 후,오후는 일찍 돌아와 월요일을 준비하는 그런 슬기로운 일상을 도모케 하면 좋을 성싶다. 산과 내가 배경하고 기화요초가 만발케 하여 생태계 요모조모를 꾸려 놓으면 자녀들과 더불어 자연 공부도 하고 즐기기도 하며 하루를 효용성 높이 누리게 다면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둔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정원 축조에 입지적 조건 갖춤이 매우 좋은 곳이 우리 전북 내에서도 많기도 하다. 다도가 연결 된 선유도 근방, 남원 광한루 근처, 고창 고인돌 군락지나 선운사 근처, 전주 한벽루 건너 남고산성 근방, 부안 해변 근방 등등 얼마든지 좋은 절경 만들기 조건 충족지가 많은 것이다. 금상첨화로 유적지가 관광지로 활용되고 있는지역은 관광벨트화가 용이하여 더 좋을 것이다.

익산의 국화 축제나, 정읍 구절초 축제도 성공 사례이나 그곳은 일시적이고 잠시뿐인 점으로 장기 전략은 못된다. 정원의 필수 갖추어야 할 제일 조건은 꽃을 많이 심는 일이다. 꽃은 악인도 좋아 한다. 노인들이 제일 좋아 하는 것 중에 꽃이 일등이다. 정원이 산천을 배경으로 하면 매우 좋다 했는데 인위적 조형물로 대체해도 좋을 것이다. 한옥마을 골목을 가로질러 실개천 하나 흐르게 한 것도 천재성이 돋보인 기획이었다. 범상한 일상에 예술 한 줄기 얹는 기발한 발상이다.

관광 자원은 철철이 다르게 변모하고 진화를 꾀해야 한다. 갈 떄마다 다른 하나씩 첨가될 떄 경이감이 솟는다.

관광은 곧 별난 것, 특이한 것, 경이로운 것 등을 찾아 감탄 감동하기의 수단이다. 그래서 울긋불긋 요란해야 한다. 관광 단지 조성은 예술의 집중 형상화이다. 또한 생산성 높이기의 첩경이다.

/소재호 한국예총 전북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