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를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합니다. 기원전 3,500년 경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사이에 살던 수메르인들이 처음 발명했다지요. 동그랗게 그냥 통나무를 잘랐던 바퀴가 마차가 되고 자전거가 되고 자동차가 되었습니다.
사람이 많아지고 길이 멀어지면서 세상은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두 발로 걸어갔던 길을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자전거로 오갔던 길을 자동차를 타고 달립니다. 더 빠르게 더 멀리 가봐도 무지개는 또 그만큼 멀어지는데 말입니다.
씽씽 달리던 자전거가 멈췄습니다. 내달리던 세상이 빨강 신호에 걸렸습니다. 도로변 철책에 자전거가 푸르게 섰습니다. 잠시 멈추라고 나팔꽃 넝쿨이 붙잡았습니다. 뚜뚜 뚜 나팔꽃이 피었습니다. 달리던 자동차도 멈춰 섰습니다. 내가 멈추어야 남이 달리고, 남이 멈추어야 내가 달릴 수 있습니다. 앞만 보고 가다가는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설 때와 달릴 때를 알아야 최고겠지요.
일제 강점기 때 자전차대회를 휩쓸었다던 엄복동도 멈춰 설 때는 멈췄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