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평행선을 걷고 있는 의료계 집단휴진이 더욱 악화되는 양상이다.
전북도내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들이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지역대학 의대생들이 집단휴학 움직임을 보이는 등 갈수록 집단행동 양상이 거세지면서 의료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전북대병원에 따르면 소속 전공의 181명 전원이 전날인 8월 31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 수리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로, 181명 중 휴가 6명을 제외한 175명은 계속해서 집단 휴진 중이다. 여기에 전임의 17명과 계약직 교수 10명이 동참하고 있다.
원광대병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소속 전공의 118명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수리 여부가 미정인 상태로 집단 휴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외에 일부 전임의와 교수가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1일 오전 8시 30분께 병원 입구 대로변부터 병원 내부까지 거리를 두고 줄지어 서서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서 “무한경쟁을 조장하지 말고 환자를 위한 환경을 조성해 달라”며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병원 소속 의사들 외에 의대생들도 집단 휴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북대학교는 의대생 전체 정원의 80% 이상인 600여명이 휴학계를 제출했고, 원광대학교는 다수의 의대생들이 휴학계 제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정부와 의료계간 평행선 양상이 지속되면서 의료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단 휴진 중인 전공의나 전임의들이 기존에 맡고 있던 업무를 전문의와 간호인력이 대체하고 있는데 이들이 업무 과중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 집단행동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주·전북지회 및 도내 13개 시·군 지부는 지난달 31일 호소문을 통해 “사상 초유의 감염병인 코로나19로 인해 국민 스스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을 지키기 위해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료계는 환자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의료계 현장을 생각해 K-방역의 놀라움을 보여준 국민들의 참여와 인내심에 더 이상 절망감을 주지 말고 의료계 현장에 복귀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