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태가 갈수록 심해지는 모양새다.
176석이라는 거대 의석의 맞은편에서 나오는 비판과 감시가 약한 탓이다. 진보를 표방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최근 행태는 야당시절 격렬하게 비판했던 여당, 즉 보수 정당의 모습을 점점 닮아가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은 정리해고 문제와 편법 증여 의혹, 페이퍼 컴퍼니 의혹 등을 받고 있지만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의원은 반년 새 ‘쇼핑하듯’ 아파트 3채를 매입하고, 재산신고도 누락했다. 그런데 이 모든 책임을 ‘아내 탓’으로 돌리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은 군 복무 시절 특혜 휴가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런데 추 장관은 상임위나 대정부질의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
부동산 문제, 편법증여, 군 복무 문제. 보수정당이 집권을 잡았던 시기 국민들에게 보여줬던 모습의 데자뷔다. 국민들은 여당이나 야당이나 정권만 잡으면 모두 ‘똑같은 놈’이라고 표현한다. 국민의 눈높이와 상식에 벗어나는 모습을 보는 마음은 착잡하다.
특히 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전북 등 호남에서 실망감이 크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다. 군 복무와 부동산에 민감한 20·30세대의 분노는 계속 커져가고 있다.
현 정부와 집권여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의해 촉발한 촛불혁명으로 탄생했다. 그 만큼 도덕성과 책임의식이 요구된다. 그런데 국민의 일방적인 상식에 벗어나는 인사들을 두고 명확한 책임을 묻지 못하고 있다. 특히 추 장관을 두고는 무작정 감싸주는 모습마저 보인다. 집권 여당에 실망감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민심은 물처럼 흘러간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집기도 한다. 민주당은 민심의 역동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