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 이야기] 추분(秋分)=중용(中庸)

지나침과 모자람 그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중간지대에 덕(德)이 존재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의 ‘중용론’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평상(平常)이라는 뜻의 ‘중용’과 더불어 균형이라는 개념을 고대인들에게 촉발시킨 윤리적 상상력의 한 자락이기도 하다.

프랑스에 공화정이 선포된 날은 1792년 9월22일인, 이 날 역시 추분이었다.

이 날을 기점으로 공화력을 제정하면서 프랑스인들은 “프랑스 인민의 대표자들이 시민적·정신적 평등을 선포한 바로, 그 순간! 낮과 밤의 평등이 하늘에 새겨졌다”고 기록하고 있다.

무르익는 가을 속에 22일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절기 추분(秋分).

어쩌면 단순히 낮의 길이가 줄고, 밤의 길이가 늘어난다는 의미 이상의 자연이 주는 커다란 가르침이 아닐까?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