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절규 - 최만산

스쳐 지나가는 바람 끝에

여린 잎새들이

파랗게 출렁인다

솜털처럼 피어 있는

나뭇잎 사이

소리쳐 파열하는 비가(悲歌)

아! 난파선의 조난자 같은

너무나도 푸르른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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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날카로운 가시로 심장을 찌르는 것 같은 아픔이 있어 ‘절규’를 사전에서 만났다. ‘애타게 부르짖음’은 파랗게 출렁이는 여린 잎새들의 비가였다. 울부짖음은 허공에서 파열하고 만다. 너무나도 파랗게 흔들리면 아름다움이 ‘절규’로 다가오는 건지요. 매서운 칼바람도 숲에서는 고요해진다는데, 그 고요가 우울한 사람에게는 치유의 장이 된다는데, ‘조난자 같은’ 절규로 출렁임은 남몰래 스쳐 지나가는 그리움 때문이겠지요. /이소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