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KT&G가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날 환경노동위원회 국감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KT&G 백복인 대표는 ‘세계 유력 학술지에서 연초박을 상온 60도에 보관하면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는데, 이 같은 사실을 담배를 판매할 때 고지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정의당 강은미 의원의 질문에 “장점마을에 불행한 일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가슴이 아프고 유감스럽지만, 과거 연초박의 위해성이 문제가 된 적이 없어 고지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민주당 장철민 의원의 ‘암 발병이 누구의 책임이냐’는 질타에는 “개인적으로는 가슴이 아프지만, 누구 책임인지 말하기는 어렵다”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장점마을에서는 지난 2001년 인근에 비료공장이 들어선 뒤, 주민 99명 가운데 22명이 암에 걸렸고, 이 중 14명이 숨졌다. 암 발명의 원인은 비료공장에서 배출한 1급 발암물질인 연초박이었는데, 이 공장에 연초박을 공급한 업체가 KT&G였다.
장 의원은 “지난 2005년 KT&G 중앙연구소 소개를 보면 암 유발 원인으로 지목된 TSNA에 대한 연구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돼 있다”며 KT&G가 연초박과 암 유발 연관성을 알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백 대표는 여전히 “(관련 연구에 대한) 보고 받은 바도 없다”고 일관했다.
이어서 장 의원이 “마을 전체 주민들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이슈인데 몰랐다고 하면 끝인가”라고 질타했으나, 백 대표는 “송구스럽지만 그쪽 분야에 종사하지 않았다”면서 재차 책임을 회피했다.
같은 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KT&G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사태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수흥 의원(익산갑)은 “KT&G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총 2420톤의 연초박을 비료공장에 판매했으며, 수백억 원의 수익을 내는 동안 마을 주민들은 암에 걸려 생명을 잃어갔다”며“KT&G는 연초박이 위험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스스로 밝힌 경영방침에 따라 폐기물처리 위탁업체를 관리하지 않고 방치한 책임이 크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