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훈아는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렇게 힘들어”라는 노래로 소크라테스를 소환했다. 그는 “삶의 모가지를 잡고 끌고 가지 않으면 끌려간다.“라며 고대 철학자를 통해 정신적 고뇌와 육체적 고통을 치유하고자 우리의 인문학적 감성을 자극했다. 스티브잡스는 “기술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생각과 가치, 인격적인 표현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라는 인문학적 식견으로 놀라운 창의력을 발휘하여 애플을 세계 최고의 IT기업으로 만들었다. 그는 인문학 붐을 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우리는 “인간이란 무엇이고 나는 또 누구인가?”라고 한 단계 더 생각하면서 사물을 바라보는 통찰력도 키우고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꿰뚫어 보는 안목도 키운다. 인문학은 우리 인생의 기초체력을 만들어 주고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요즘 인문학이 다시 관심을 받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식품기업들은 기업이나 상품의 이미지를 높이고자 할 때 인문학을 접목시킨다. 특히, 회사 이름을 작명할 때 고전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사례가 많다. 고전은 책으로든 구전으로든 남녀노소가 한 번쯤 들어본 내용들이어서 소비자들과 더 빨리 친숙해질 수 있다. 상품 매출과도 연결된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동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서, ‘롯데’는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사랑과 자유를 찾고자 했던 여주인공 ‘샤롯데’에서 따온 거다. ‘스타벅스(Starbucks)’는 소설 ‘모비딕’에 등장하는 포경선 피쿼드호의 일등항해사 ‘스타벅(Starbuck)’의 이름을 딴 것인데 그가 커피를 무척 좋아했던 데서 착안한 것이라고 한다. 또 외식 브랜드 ‘파파이스(Popeyes)’는 미국 만화 ‘뽀빠이(Popeye)’의 이름에서 명명되었다.
국가식품클러스터 입주기업 중 ‘1킬로 커피’ 브랜드도 인문학적 감성을 담았다. 기업 대표는 커피 수입을 위해 주산지 8개국을 여행하면서 받았던 감흥 그대로를 제품 이름에 담았다고 한다. 탄자니아에서는 만년설로 덮인 킬리만자로를 눈앞에 두고 커피를 마시며 “은빛 정상의 위로”라고 이름을 지었고, 케냐에서는 초원의 야생동물과 함께 저물어가는 석양이 천국 같았다고 하여 “오렌지빛 석양”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그 외 에디오피아, 르완다,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과테말라에서도 느낀 감상을 이름에 담은 것이다. 이 제품은 문학적 이름에 간편함과 8개국 다른 맛을 골라 먹는 재미까지 더해져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가식품클러스터에도 식품과 인문학이 접목된 “푸드파크”가 내년부터 추진된다. 기업 제품을 지붕 조형물이나 외벽 그림으로 형상화한 ‘맛있는 건물 만들기’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레스토랑과 판매시설을 갖춘 ‘그로서란트’와 ‘푸드카페’로 먹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푸드 둘레길’과 ‘야외쉼터’를 조성하여 쉴 거리도 제공하고 생산공장 ‘견학로’와 ‘식품 박물관’도 만들어 식품 지식과 식품에 대한 친근감을 한층 높여줄 생각이다. ‘야외 작은 예식장’, ‘상시 박람회장’, ‘과자마을’도 조성하여 맛있는 가족 놀이터로 만들 계획이다. 푸드파크가 완성되면 회색빛 공장이 있는 산업단지가 컬러풀한 공원으로 바뀔 뿐만 아니라 시설 하나하나가 맛깔나고 문화 스토리가 담긴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식품 명소가 될 것이다. 또 국가식품클러스터 뿐만 아니라 전북·익산의 이름 가치가 한층 올라가고 이곳에서 생산된 식품의 신뢰와 가치도 함께 상승할 것이다. /윤태진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