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유통 개념과 새만금에 전북의 미래를 거는 이유

해수유통, “새만금호를 바닷물로 채워 새만금호를 해역으로 관리하자는 것”
새만금 사람이 살고 있는 기존도시와 다르게 새로운 시도와 미래 청사진 마음껏 그릴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공간

새만금 개발이 사업이 국책사업에도 불구하고 30년동안 지지부진하고 있다. 매립된 육지에 신도시를 건설 할 계획 이지만 방조제에 이어 동서도로 개통만을 앞두고 있는 상황으로 매립 및 개발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오세림 기자

새만금을 둘러싼 수많은 논쟁과 현안은 30년 간 지겨울 정도로 자주 등장했지만, 정작 그 핵심개념과 쟁점이 난해해 쉽게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개발이 오랜 시간 지연되면서 전북경제 대도약의 거점으로 왜 새만금이 꼽히는지 체감하는 도민도 드물다. 최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논의가 본격화된 해수유통 역시 여러 현안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에 새만금 사업과 관련한 핵심용어를 정리하고, 새만금에 전북의 미래를 거는 이유를 다시 조명해본다.

 

△새만금 논쟁의 중심에 선 해수유통이란 무엇이고, 왜 논란인가

‘해수유통’은 새만금 방조제 안쪽의 새만금호(담수)를 바닷물로 채워 새만금호를 해역으로 관리하자는 개념이다.

새만금호는 지금도 해수유통이 일정 부분 이뤄지고 있는데 배수갑문(가력, 신시) 2개를 대조기(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큰 때)시기를 중심으로 보름 간 하루에 한번 갑문을 개방하는 형식이다. 새만금 내부 공사 중인 현재 해수가 유통되면 공사의 영향을 줄 수 있어 공사가 완료될 때 까지 관리수위(EL-1.5m)를 유지하면서 배수갑문 운영을 통해 호내를 관리하도록 계획되어 있는 것이다.

해수유통을 촉구하는 측은 “새만금 수질대책에도 새만금호 수질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특히 COD 6등급)되고 있기 때문에 2단계 대책이 종료되는 올해 해수유통을 결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바닷물을 이용해 새만금호 수질을 개선하고 새만금 MP도 해수유통에 맞게 바꾸자는 것.

환경단체의 요구는 여기서 더 나아가 담수화 계획을 포기하고, 새만금호의 물을 민물에서 바닷물로, 육지 호수에서 해역으로 사실상 전면 개방하는 게 골자다.

일각에선 “최악으로 평가받는 새만금 수질 개선을 위해 해수유통을 과감하게 결정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전북도와 개발 주체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렇다면 수질개선의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는 해수유통에 전북도가 응답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는 해수유통이 실현되면 관광과 산업, 농업을 아우르는 복합 산업단지 조성이라는 청사진 자체에 변경이 불가피하고, 또 다시 개발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도 초래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이는 새만금 사업에 막대한 국고를 쓰고도 개발 골든타임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의미다. 해수유통이 종합개발계획에 포함되면 새만금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해수유통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에 앞서 정책 변경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 농업용수 대안, 염수안전문제, 개발사업 영향(관광·레저·산업)등을 고려한 종합영향평가가 선행돼야할 것으로 판단된다. 새만금 해수유통 논의 시기가 너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수유통 주장의 근거가 되는 표본모델이 한창 공사 중에 있던 지난 2018년까지의 수질로 2030년 수질을 예측한 것이기 때문에, 개발이 완료된 후 새만금호 상황을 제대로 재현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새만금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전북의 미래

새만금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은 크게 긍정론과 부정론으로 나뉜다.

새만금이 최소 2030년에 가서야 매립지의 거대한 윤곽이 드러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북의 미래세대를 위해 진행되는 사업이다. 대한민국에서 진행되는 그 어떤 사업보다도 오랜 시간과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대형프로젝트이기도하다. 이에 현재를 사는 도민들에게 새만금은 애증의 대상으로 개발 회의론이 나온다. 지난 30년 간 환경단체의 주장 속에는 새만금 개발은 환경만 파괴했을 뿐 실익이 불분명하고 막연하다는 데 있다.

그럼에도 새만금에 전북의 미래를 거는 도민들이 많다. 농업 등 1차 산업 위주의 경제구조가 고착화되고, 산업화 시대에서 소외된 전북이 발전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새만금의 5대 목표는 △초국적 경제협력 시범도시 △글로벌 정주·교류 거점도시 △활력있는 녹색 수변도시 △수요자 맞춤형 계획도시 △탈규제·인센티브 특화도시다. 초국적 경제협력도시는 새만금을 투자와 기업활동에 장벽이 없고, 생활의 장애가 없으며, 사회·문화적 차별이 없는 ‘3무(無)의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으로, 한중 경제협력단지를 선도사업으로 미국과 일본 등 다양한 국가와의 경협특구 조성을 확대해 ‘글로벌 경제협력 거점’으로 조성하는 계획이다. ‘이러한 목표가 현실로 이뤄질 때 새만금이 비로소 트라이포트(고속도로·철도, 항만, 국제공항)를 중심으로 한 휴양 첨단산업이 어우러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간척지이자 경제도시로 부상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새만금 사업을 지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