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솔내음 시낭송회, ‘진안고원에서 만난 시’ 네 번째 발표회 가져

진안지역 유일의 시낭송 동호인 모임인 ‘진안 솔내음 시낭송회(회장 송영수)’가 지난 6일 ‘2020 진안고원에서 만난 시’라는 주제로 시낭송 발표 행사를 가졌다. 지난 2017년 시작한 이래 올해로 4회째다.

진안공설운동장 인근 한국전통문화전수관 1층 문화마실에서 회원과 주민 100명가량이 자리를 함께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우덕희 진안문화원장, 이승철 예총회장, 이병률 문인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이 철저히 지켜진 가운데 진행된 이날 발표회는 한국문인협회 진안지부가 주최하고 진안군, 진안문화원, 진안문화의집이 후원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부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송영수(흔들리며 피는 꽃·도종환) 회장을 비롯해 △강정숙(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신석정) △김현자(누운 나무의 편지1·전재복) △황현화(그 강에 가고 싶다·김용택) △김영화(고풍 의상·조지훈) △김인숙(수선화에게·정호승) △성을경(마중·허림) △박종순(안아 주기·나호열) △신영자(푸른 밤·나희덕) △강정희(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도종환) △최옥경(그대 내게 물으신다면·자작시) △안화자(연어·정호승) △송영임(차라리 한 그루 푸른 대로·신석정) △이덕순(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용혜원) 등 13명이 무대에 올라 시 속에 투영된 자신을 표현했다. 출연진들은 1년 동안 부쩍 성숙한 기량을 선보이며 청중을 감동시켰다는 평이다.

특별 출연도 있었다. 솔내음 시낭송회 지도를 맡고 있는 ‘이비단모래’ 전담교수가 남편인 가수 ‘지중해’ 씨와 함께 출연해 ‘천년 사랑’이란 제목의 시를 부부 합송해 큰 박수를 받았다. 남편 지중해 씨는 발표회 중간과 맨 마지막 무대에 올라 익숙한 가요를 열창하며 행사장을 달구기도 했다. 행사 초입부엔 해금(김동준)이, 마지막엔 색소폰(주창근)이 연주돼 낭송을 빛냈다.

송영수 회장은 “오색 단풍 같기도 하고 청명한 가을하늘 같기도 한 시심을 한데 모아 마음껏 발산하는 시간이었다”며 “시 속엔 우리의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시인들이 문자화한 인생의 깊은 사색을 지역 주민과 낭송으로 공유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밝혔다.

이병률 진안문인협회장은 “품격 있는 우리지역 시낭송을 자체 발표회로 끝내는 게 너무 아쉽다”며 “내년부터는 전국 단위의 시낭송대회를 개최해 진안고원이 지리적으로만 고원이 아닌 ‘시낭송 고원’으로서의 위상도 갖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