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으로 변한 전주 아중호수... 수문 보수 지연

지난달 19일부터 아중호수 수문 보수 들어가며 물 뺀 상태
당초 지난달 27일까지 공사 마무리 지으려 했지만 늦어져
농어촌공사는 ‘확실한 보수’ 위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

전주시 아중저수지 경관공사와 수문 보수공사가 늦어지면서 물이 빠진 아중저수지가 9일 황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세림 기자

전주 아중호수가 수문 보수 공사 지연으로 호수가 바닥을 드러낸채 방치되면서 시민들이 불편과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전주 아중호수는 전주시가 명소화 사업을 추진, 탐방로와 테마공원이 조성됐고 수려한 주변풍경과 야경이 유명해 연인들의 데이트와 시민 산책코스로 각광을 받아왔다.

전주의 명소로 자리를 잡으면서 한옥마을 관광객들이 꼭들려야할 코스였으며 최근에는 가을철 청명한 하늘과 호수풍경으로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의 시름까지 달래주는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물이 빠진채 방치되면서 물이 빠진 호수 주변으로 대량의 생활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가 하면 그동안 물고기 들이 떼죽음을 당해 호수가 주변에 떠 있었던 것이 시민들에게 목격돼 혐오감마저 주고 있다.

9일 전주시 우아동 아중호수는 물을 모두 빼 넓은 운동장처럼 변해있었다. 호수라는 말이 무색하게 바닥을 드러낸 모습은 황량한 분위기였다. 추운 날씨에도 산책과 운동을 위해 호수를 찾은 이들이 있었지만 표정은 밝지 않았다.

아중호수가 바닥을 드러낸 것은 수문보수작업때문이다.

하지만 예정보다 늦진데다 정확한 예산마저 아직 책정되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과 불편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농어촌공사 전주·완주·임실지사는 지난달 19일부터 아중호수 수문 보수공사를 위해 저수량 138만8000㎥에 달하는 호수의 물을 모두 제거했다. 수문 2개 중 가장 아래쪽에 있는 수문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농어촌공사는 수문이 올해 여름 잇단 폭우 때문에 망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수문을 열고 닫는 기능을 하는 장치가 부러져 제 기능을 못해 교체하고 단면 보수공사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공사가 길어지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보수공사는 당초 지난달 27일까지로 계획됐다. 하지만 당초 계획보다 2주가 지났지만 호수는 아직 황량한 모습이다.

그동안 수십억 원을 들여 진행한 ‘고래의 꿈’ 프로젝트와 최근 진행 중인 ‘아중호수 생태공원 조성사업’ 등 아중호수 관광명소화 사업들이 빛을 바래고 있다.

호수가를 산책하던 한 시민은 “수주일 전에는 물고기가 떼 죽음 당해 호수가 주변 산책로까지 버려져 흉물스런 모습과 역겨운 냄새까지 풍겼다”며 “전주의 명소를 이렇게 망칠수가 있느냐”고 한탄했다.

농어촌공사 한 관계자는 “아중호수 수문의 한 장치가 15년이 넘다보니 부러져 닫히지 않는 상태였다. 당초 잠수부를 동원해 작업이 가능한지 살폈지만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물을 빼고 공사 중이다”면서 “정확한 예산이 책정되지 않았지만 1억 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용역을 줘서 전문업체들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필요한 조치들을 차분히 진행하다 보니 공사가 늦어졌다. 다음주까지 마무리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