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업체들의 아파트 독식

삽화=권휘원 화백

도내 아파트시장을 서울과 광주 업체들이 먹어 치운지 오래다. 이지움 계성건설이 외롭게 선방하지만 아직은 힘이 부족하다. 계성건설은 성실 시공을 모토로 내걸고 하자없이 뒷마무리를 깔끔하게 처리하지만 서울이나 광주 업체 보다 분양률에서 밀린다. 그 이유는 전주시민이나 도민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유달리 대기업 브랜드를 선호한 탓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80, 90년대만해도 도내 아파트 시장을 도내 업체들이 좌우할 정도로 분양도 잘 되고 인기도 좋았다. 노태우 정권 때 주택 2백만 가구 건설 정책을 펼때가 피크였다. 업체들이 부지 계약서만 가지면 분양공고를 내서 입주자를 모집할 때였으니까 지금 돌아보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나 다름 없었다. 건축경기가 호황을 이루다 보니까 지역경기도 들썩일 정도로 좋았다. 의식이 족하다 보니까 인심도 후했고 한정식집과 심지어 룸살롱까지 잘됐다.

그 당시 전주에서 거성건설 인기가 높았다. 거성이 짓는 아파트에 서로 입주하려고 안달이었다. 연줄을 동원하고 웃돈을 줘서라도 분양 받으려고 난리법석이었다. 그 만큼 거성아파트 인기가 하늘을 치솟을 만큼 상한가였다. 팔때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였으니까 그 인기가 어떠했는가는 짐작이 간다. 전주 고속거성아파트처럼 요지에 거성아파트가 들어서 시장을 쥐락펴락할 정도로 브랜드 값이 대단했다.

전주혁신도시나 서신동 도청인근 신시가지 평화동 송천동 에코시티가 조성되면서 전주아파트 시장이 서울이나 광주1군업체들의 안방으로 전락했다. 그 이유는 자본력을 앞세워 대단위 부지를 분양예정가보다 비싸게 구입해서 아파트를 지어 분양한 탓이 컸다. 아파트분양가는 용지구입비에다가 건축비를 합산해서 그 가격을 결정하므로 부지를 비싸게 사도 문제가 없다. 결국 전주시민들이 분양을 받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전주시민들은 외지업체들의 봉 노릇을 해왔다.

외지업체들이 비싼 가격에 용지를 구입해서 분양하므로 전주아파트 분양가가 턱없이 1000만원 이상으로 올랐다. 서민들의 내집 마련 기회를 빼앗아 버린 결과를 초래했다. 광주 아파트업체들은 전주와 전북에서 힘잡아 그 여세로 세종시로 진출하면서 대박을 터뜨려 13개업체가 1백대 안에 들어갈 정도로 그 위상이 탄탄해졌다. 지금 이 같은 상황에서 이지움 계성건설이 도내 대표 주자로 혼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전주시민이나 도민들이 너무 외지업체들의 브랜드를 선호해 지역업체가 지은 아파트를 외면하고 있는 게 문제다. 외지 업체들은 돈만 벌어갈뿐 하도급도 제대로 안줘 지역경제에 도움이 안된다. 그러다보니까 빈곤의 악순환만 거듭된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것을 사랑하고 아껴줘야 한다. 시공 잘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계성건성의 브랜드 이지움을 성공할 때까지 밀어줘야 한다. 계성건설은 외지에서 돈 벌어다 전주에다 세금 내는 토종기업이다. 임직원들도 모두 전북 출신이다. 관청도 갑질 말고 도움 되는 쪽으로 나서길 바란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