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혼밥 - 엄정옥

혼자여서

혼자 먹는 혼 밥이 좋다

 

식사 시간 기다리지 않고

잔소리도 듣지 않고

간섭도 받지 않는 혼밥

 

동일한 메뉴의 밥상

쓸쓸해도 외로워도

혼밥이 좋다

자기만의 성을 쌓는

 

절대 자유

절대 고독

 

좋다 혼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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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자유는 절대고독을 필연적으로 수반한다. 혼자만의 삶은 일정한 틀에 나를 가두지 않는다. 사회적 연결고리가 약해졌거나 시스템을 빠져나온 ‘혼자’는 절대적인 자유를 보장받지만, 절대적인 고독을 안고 가야 한다.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어느 것에도 걸림이 없어야 한다. 말 그대로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무쏘의 뿔처럼 혼자’여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만의 삶을 인정하고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혼밥이 맛있다. /김제 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