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발 코로나19 확진자 속출, ‘불 꺼진’ 전주 에코시티

인근 초등학생 확진 등 6일 기준18명… 주민 간 불신까지
일부 주민 “구상권 청구해야하는 것 아니냐” 분통 터뜨려
보건당국 “교회 관련 조사 계속 진행, 방역수칙 지켜달라”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전주시 송천동의 한 교회에 6일 집합금지 행정명령서가 붙은 채 출입문이 봉쇄돼 있다. /오세림 기자

“교회발 확진자가 계속 늘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감염 걱정에 밖에 나가지도 못해요.”

전주 송천동 새소망교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전주 에코시티는 ‘불 꺼진 도시’가 됐다.

지난 4일 오후 6시께, 아직 초저녁임에도 전주 에코시티 일대는 퇴근을 위한 차량을 제외하고는 거리에서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우연히 마주치는 시민들은 상대방을 피해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비켜 지나는 모습을 보였고, 상가에는 손님 없이 업주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한 상가 관계자는 “교회 관련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면서 손님도 배달도 모두 끊긴 상황"이라면서 "가게 불은 켜뒀지만 유령 도시가 된 것 같다”며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새소망교회 관련 확진자는 6일 기준 18명이다.

전북 377번을 시작으로 이후 전북 380~382번과 전북 386~392번, 전북 398~400번, 전북 405번, 전북 408번, 전북 416번, 전북 425번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연이은 확진 소식에 교회 인근 주민들은 크게 불안해했다.

주민 A씨(29)는 “아파트 내 엘리베이터부터 단지 곳곳에 나붙은 확진 관련 안내 전단 등을 보면서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며 “그동안 개인 방역에 노력해 온 것이 허무하게 물거품 된 것 같아 무척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특히 확진자 중 한 명이 에코시티 내 초등학교 재학생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주민 B씨(38)는 “교회와 관련해 초등학생과 어린이집 조리사 등이 확진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애들은 특히나 면역력이 떨어져 걱정인데 교회는 도대체 왜 이 시국에 합창대회와 예배를 진행해 시민들을 이렇게 공포에 떨게 만드는지 화가 난다. 교회로 인해 코로나19가 확산되는 만큼 구상권 청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성토했다.

에코시티 초등학교 관계자는 “학부모님들이 걱정에 전화를 많이 주는 상황이다”며 “일단 오는 18일까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학부모님들의 불안을 덜기 위해 보건당국 지침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코시티 내 불안은 이웃 간의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주민(30대)은 “에코시티에서 택시를 탔는데 운전기사가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인 것처럼 대했다”며 “억울하지만, 나부터가 누구와 어떻게 접촉했을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고 사람을 보더라도 ‘혹시나’하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보건당국은 교인에 대한 조사를 신속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교회발 확진 증가세를 잡을 수 있도록) 관련 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특히 마스크를 꼭 착용하는 등 다시한번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