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는 한해살이 식물로 우리 생활과 친근한 식물이었다. 우리에게 삼 혹은 마(麻)로 알려져 있으며 농촌에서 재배하여 삼베옷이나 질긴 노끈 혹은 새끼 꼬는데 넣어서 사용하였다. 장례에 상주의 상복이나 두건을 만들었고 마지막 가는 길에 망자는 삼베옷을 입혀 작별하였다. 여름의 삼베옷은 시원하고 서늘한 특징을 가져 인기가 있었다.
대마는 오래전부터 약리작용을 인정받아 한약제로 이용하였고 동의보감에도 정신을 안정시키고 눈을 밝게 하며 정신기능과 기억력을 개선한다고 기록되어있다. 근래 대마 속에 함유된 환각물질인 THC(Δ-teterahydro-cannabiol) 때문에 마리화나란 이름이 붙여지고 마약으로 악명을 얻게 되었으나 마약이 아닌 약용, 식용으로 유용한 식물이다. 환각성분은 THC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 의약용이나 식품용도로 사용하는 성분은 CBD(cannabidiol)이란 성분이고 이 성분이 의약적 효능과 식품으로서 가치를 높이고 있다. 특정한 환각물질(THC)이 규제수준(0.3%) 이하면 유용한 의료자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마를 마약관리법으로 규제하고 있으나, 뿌리, 줄기, 씨는 마약목록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러나 식품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식품위생법에 근거한 식품공전에 등재되어야하는데 단지 껍질을 제거한 씨만을 식품재료로 인정하고 THC는 5 mg/kg, 기름은 10mg/kg, CBD는 씨앗 10 mg/kg, 기름은 20 mg/kg으로 규제하고 있어 이 범위에서 제품개발이 가능하다.
대마의 의료적 효능은 외국에서 많은 연구가 되었는데 알츠하이머형 치매, 신경보호, 스트레스 감소, 관절염 예방, 항염증과 심혈관 질환 치료효과 등이 알려지고 있어 약리적 효과의 범위가 높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근래 세계적으로 대마를 의료품이나 식품용으로 허용하는 나라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대마 시장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2022년에 18억 불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약 성분을 규제하는 것은 타당하나 이 성분이 규제수준이하인 대마의 사용은 의학용, 식품용으로 활발히 사용할 수 있게 법적 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대마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농촌에 소득 작목으로 새로운 경지를 개척할 수 있다. 대마추출물은 다양한 용도의 의류용은 물론이고 독특한 섬유로 옷감의 재료, 최고급벽지로 사용가능하며 속대는 공예품 소재로 활용된다. 특히 대마 씨는 최고급 단백질과 유지가 함유되어 식품소재로서 가치가 높으며 소량 함유된 CBD는 습관성 없이 신경안정,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기대된다. 대마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므로 야산과 구릉 많은 전북에도 적합한 작목으로 알려졌다.
대마 산업은 세계적으로 크게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고 특히 오일 등 의약품, 식품용으로 용도를 확대하면 블루오션의 영역을 우리가 먼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소득 작물의 발굴과 용도확대를 꾀하고 근래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치매 등 노인성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사회변화에 따른 스트레스 해소용 제품개발 그리고 건강기능성식품으로 발전시키는 선도적 역할이 기대된다.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