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라 전북지역 복지관에서 제공되는 무료급식 횟수가 줄어들면서 끼니를 걱정하는 노인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30분께 전주 꽃밭정이노인복지관. 추운 날씨에도 도시락을 받기 위해 찾아온 노인들로 붐볐다.
오전 11시부터 무료 급식 대상자들에게 도시락 제공되지만, 혹시 도시락을 못 받을 수 있다는 걱정에 어르신들은 일찍이 복지관을 찾은 모습이었다.
어느새 복지관 주차장에는 120여 명의 어르신들로 가득 찼고, 복지관은 도시락 배급을 서둘러 시작했다.
복지관을 찾은 A씨(72)는 “이렇게라도 도시락을 받지 않으면 밥을 거를 때가 허다하다”며 “생활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 복지관이 문을 닫게 되면 눈앞이 캄캄해진다”고 말하며 주름진 손으로 도시락을 끌어안았다.
B씨(68) 역시 “몸이 성치 않아 병원에 가게 되는 날에는 점심을 먹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친구들과 오순도순 모여 맘 편히 밥을 먹은 적이 언젠지 모르겠다”며 하얀 입김을 내뿜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끼니를 거르는 어르신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16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복지관 23곳 중 경로식당을 운영하는 18곳은 최근 코로나19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해 무료 급식 제공 횟수를 축소했다.
복지관들은 경로식당 운영을 중단하는 대신 이용자들에게 도시락이나 즉석밥 등 대체식을 제공하고 있다. 경로식당의 경우 한 달 평균 25차례가량 운영됐지만, 대체식의 경우 평균 10여 차례 제공된다.
또한 한 끼 단가 2500원에 맞는 대체식을 구성하기가 어렵고, 충분한 영양소를 제공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대체식을 배급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현재 복지관들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선정해 도시락 방문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서비스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어르신들은 끼니를 거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복지관 이용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대체식 배급마저도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전북도 관계자는 “도내 무료 급식 대상자와 식대 예산 확대에 대해 지속해서 요구하고 논의하겠다”며 “현재 무료 급식 수요를 시·군별로 전수조사해 도시락 등을 받지 못한 노인들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