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인프라코어 매각을 추진중인 두산그룹이 지난 10일 현대중공업 지주와 KDB 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결정하면서 현대중공업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가 가시화됐다. 두산 인프라코어 인수가 마무리되면 현대중공업은 건설기계시장 세계 5위 기업으로 부상하게 된다. 굴삭기와 지게차 등을 생산하는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는 군산공장을 새로 짓고 지난 5월부터 지게차 생산라인을 가동중이다.
군산공장에서 대형 굴삭기 등을 생산하는 두산 인프라코어 인수로 현대중공업은 기계장비산업 규모화 등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는 엔진사업 부문이 약한 현대건설기계가 이 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는 두산 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굴삭기 엔진분야의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두산 인프라코어의 장점을 살린 해외시장 확장도 전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두산 인프라코어 인수는 군산지역 관련 산업 유지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3년 넘게 문을 닫고 있는 군산조선소다. 군산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과 한국지엠 군산공장 패쇄 여파로 2018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뒤 여전히 고용위기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OCI 군산공장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국내생산 중단과 이스타항공 자회사 이스타포트의 폐업, 타타대우 상용차의 구조조정 등으로 800명 이상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군산지역의 올해 고용률은 53.0%로 전국 166개 시군 중 163위로 최하위권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목표에는 못미쳤지만 78.5억 달러의 국내 조선업계 최고 수주실적을 올렸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2개사의 수주실적과 맞먹는다. 최근에는 현대중공업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LNG 운반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 1조원 규모의 선박 6척을 수주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는 내년까지 전 세계에서 100척의 대형 LNG 프로젝트가 발주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추가 수주에 대한 국내 조선업계의 기대감도 높다. 두산 인프라코어 인수를 계기로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포함한 현대중공업의 조선·기계산업 청사진이 제시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