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해마다 연말이면 전주 노송동에 찾아오는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에도 날아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관계자들도 기대 반 우려 반, 긴장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위축된데다 지난해에는 기부금 절도범 때문에 천사의 나눔이 끊어질 뻔한 고비를 넘겨야 했기 때문이다.
21일 주민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도난사건 등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직원 출장을 자제하는 등 대응태세에 돌입했다.
이렇다 보니 천사가 어떻게 기부금을 두고 갈지도 관심이다.
기부금 도난사건 이후 천사에게 전화를 받은 주민센터 관계자는 “전달 방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지만, 확실한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성국 노송동 지역사회보장협의회 위원장은 “지난해 도난당한 기부금을 바로 되찾기는 했지만, 얼굴 없는 천사도 이 사건을 계기로 전달 방법에 신경을 쓰지 않을까 싶다”며 “천사의 선행을 이어 나눔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천사의 나눔은 지난 2000년 4월 3일 58만 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두고 간 것을 시작으로 매년 이어졌다. 노송동주민센터 지하주차장 입구에 기부금을 남몰래 두고 가는 방식이었다.
현재 기부금 누적액은 총 6억 6850만 4170원에 이른다. 이 기부금은 지역 홀로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 4000여 세대에 온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