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해 넘긴 군산조선소, 현대중공업 결단해야

한국의 선박 수주량이 3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했지만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소식은 여전히 깜깜하다. 선박 수주 실적이 회복되면 군산조선소를 재가동하겠다는 현대중공업의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선박 수주 실적이 국내는 물론 세계 1위를 기록했지만 군산조선소 재가동 여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경영난을 이유로 군산조선소 가동을 중단한 현대중공업은 대우해양조선을 인수, 기업결합 승인이 진행 중인 가운데 올해에는 군산에 공장을 둔 두산인프라코어도 인수했다. 현대건설기계와 합치면 세계 5위 규모의 건설기계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이처럼 그룹 확장에 주력중인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 재가동과 관련, 지금까지 가타부타 말이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 재가동 여부에 대해 결단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전북도민과 약속한 재가동을 이행하든지, 아니면 다른 용도로 활용하든지, 이도 저도 아니면 매각을 하든지, 이제는 분명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군산시민과 전북도민을 상대로 희망 고문만 계속해서는 기업의 도리가 아니다.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인해 전북경제는 피폐해졌다. 4년째 군산조선소 문을 닫으면서 협력업체와 조선업 연관 산업은 붕괴되고 근로자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 이대로 군산조선소를 무단 방치하면 전라북도는 다른 기회마저 잃게 된다.

세계 조선업계는 내년 선박 수주에 큰 기대감을 걸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종식되면 그동안 발주하지 못했던 선박 수주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해양조선과의 기업합병 승인을 눈앞에 둔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업 경쟁력 강화에 따른 글로벌 강자 지위에 오르게 된다. 국제적 신인도와 경쟁력 상승에 따라 싹쓸이 수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총선 1호 공약으로 내세운 신영대 국회의원도 지역 유권자와의 약속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혼자 힘으로 버거우면 전북정치권, 그리고 집권당 차원에서 강력 대응에 나서야 한다. 현대중공업 입장만 확인하는 것이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