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전북일보 신춘문예 심사평 : 동화] 뛰어난 상징과 심리묘사, 흡입력 강해

박예분 아동문학가

예심을 거쳐 5편의 작품이 본심에 올랐다.

‘매일매일 만 천 원’은 ‘무럭무럭 꿈 카드‘로 생활하는 아이의 이야기다. 상징으로 끌어들인 모래바람이 주인공의 삶을 대변해서 좋았으나 작품에 제대로 녹이지 못해 서걱거렸다.

‘다시 쓴 일기’는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들며 쌍둥이 동생을 구하는 이야기로 판타지의 통로가 선명하지 못했다. 사건이 심적인 변화를 일으킬 만한 게 아니어서 설득력이 떨어졌다.

‘늑대의 담력 테스트’는 겁 많은 두 아이가 엄마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문장의 비유적 표현은 새로웠으나 이야기의 소재와 내용이 평이해서 기대치에 못 미쳤다.

‘나는 빛’은 뱀을 의인화한 동화로 뱀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꿈을 실현해가는 과정을 특별한 갈등이나 긴장감 없이 반복적으로 그려서 흥미를 반감시켰다.

‘괴물 아이’는 뛰어난 상징과 심리묘사로 흡입력이 강해서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현재 아이들이 겪고 있는 차별과 따돌림을 괴물이라는 상징을 통해 이야기를 실감 나게 이끌어간 점이 돋보여 당선작으로 뽑았다. 팔에 검은 점이 가득한 캐릭터가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모습을 멋지게 표현한 부분 또한 인상적이었다. 현실적으로 주인공과 비슷한 고통을 겪는 어린이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동화의 따뜻한 결말도 좋았다. 다만 사건보다 심리묘사에 치중하다 보니 전개가 단조로운 점이 아쉬웠다.

당선을 축하하며, 응모해 주신 예비작가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박예분 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