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입양아 ‘정인이’의 이야기에 전국적으로 추모 열기가 뜨겁다.
4일 전북지역 한 맘카페에서는 “정인이를 위해서 진정서를 써보내주세요”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 하루 만에 조회수 1000을 훌쩍 넘으면서 회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밖에도 ‘정인이 진정서 작성방법’과 ‘온라인으로도 진정서 보낼 수 있어요’, ‘가해자들은 탄원서를 쓴다니 기가 찹니다’ 등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가해 부모를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확산됐다.
학부모 A씨(전주시 혁신동)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봤는데 아이가 힘겹게 걷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 작고 여린 아이가 양부모에게 학대 당해 속이 다 망가졌으면서도 아무 소리 못하고 죽어갔을 걸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고 전했다.
SBS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2일 1244회 방송에서 ‘정인이는 왜 죽었나? - 271일간의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라는 주제로 정인이의 죽음에 얽힌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정인이 진정서 양식 파일’을 공식 블로그에 올렸으며, 연예인과 정치인을 비롯한 유명인들이 ‘정인아 미안해’ 단어를 적어 SNS 등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정인이에 대한 추모를 이어가고 있다.
이른바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 참여한 1844명이 보내온 사진으로 완성된 추모 영상은 지난 3일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공식계정에 올라온 이후 90만 조회수를 넘겼다.
가해부모에 대한 엄벌과 살인죄 적용 필요성에 대한 여론도 뜨겁다.
4일 청와대 홈페이지의 토론방에는 자신을 19세 청소년이라고 소개한 글쓴이가 “16개월 아이가 학대로 인해 사망했는데도 가해부모측은 탄원서를 내면서 처벌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 아동학대 가해자에 대한 강력 처벌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4일 성명을 내고 “생후 16개월의 피해아동이 그 긴 시간동안 고통을 참아내다 장기 파열 등으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국민을 위하여 존재하는 공권력은 철저히 무력했다”며 “정인이 학대사망 사건에서 가해부모에 대해 살인죄로 의율할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아동학대범죄 신고 접수 시 경찰과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적극 협조해 수사를 개시하도록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