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군 동향면 대량리 제동유적 시굴조사서 제동로와 제련폐기장 추가 발견

고대 구리(銅) 생산체계 복원 위한 핵심자료 역할 기대

진안 대량리 제동유적 전경

동광석을 1차 제련해 구리를 추출하는 제동로(구리 생산에 사용되는 ‘노’시설의 통칭)와 구리 제련 불순물 폐기장이 진안군 동향면 대량리 제동유적(구리 생산 관련 유적의 통칭) 시굴조사에서 추가 확인됐다고 5일 진안군이 밝혔다.

이번 시굴조사는 전북도와 진안군,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가 함께했으며 ‘전북 가야사 발굴조사 및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됐다.

신라 말 고려 초 시기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량리 제동유적’은 동향면 대량리 창촌마을 내에 위치한다. 이 유적은 <신증동국여지승람> , <여지도서> 등의 문헌에 기록된 ‘동향소’의 실체를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조사에 앞서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창촌마을에서 진행된 시·발굴조사에서는 동 생산에 활용된 제동로 2기와 대형 폐기장(구리 생산 폐기물 버리는 곳) 1개소가 발견된 바 있다.

진안 대량리 제동유적 금번 시굴조사 후 제동로 전경

군에 따르면 이번 시굴조사는 기존 시·발굴 조사된 지역을 중심으로 주변 유적의 존재범위와 제동로 등 유구의 추가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됐다. 시굴 결과 기존조사와 비슷한 형태의 제동로와 폐기장을 추가로 확인하는 수확을 얻었다.

이번에 발견된 것 중 제동로는 석재와 점토로 축조돼 있으며 강한 화기 탓에 붉은 색을 띠고 있다. 주변엔 슬래그와 노벽편이 다수 산재하고 있다. 해당 부분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조사가 이뤄지기 전에는 정확한 구조와 성격을 아직 알 수 없지만, 기존의 발굴조사에서 드러난 제련로의 현황과 매우 유사한 양상을 띨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또 이번에 발견된 폐기장은 그 부근이 오랜 경작활동으로 대부분 훼손된 상태며 높이 0.4m 가량만 남아있다. 이곳에서는 숯, 슬래그, 노벽편 등이 발견됐다.

진안 대량리 제동유적 금번 시굴조사 후 폐기장 출토 슬래그

이들 제동로와 폐기장에 대한 발굴조사가 이뤄진다면 유적의 가치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당시 국내 구리 생산체계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동로 구조 복원을 위한 핵심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1980년대까지 동광석을 채광하기 위해 운영됐던 ‘동향광산’과 연계시켜 보존·활용 방안이 모색된다면 유적의 가치는 매우 높아질 수 있다는 게 군 관계자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