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마주 오던 사람 - 안성덕

분명했네

분간할 수 없었던 티끌이

점점, 사람이었네

별만큼 보이다가 달이었네

 

달보드레한 눈빛 건넬 겨를 없이

차오르는 숨 불어줄 틈 없이

순간이었네

달이었던 사람 티끌로 멀어졌네

두근거리던 심장,

솜털 잠시 쏠렸던가

 

마주 오는 사람 아니라 이미

지나간 사람이었네

오늘 아침 아니라 벌써

어제 아침이었네

 

달이었다가 별이었다가 다시 티끌이 되어버린

찰나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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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마주 오는 사람이” “차오르는 숨 불어줄 틈 없이” 콩닥콩닥 심장이 두근거리는 사람으로 보일 때가 있다. “이미/지나간 사람”이 온종일 눈에 아른거리는 사람. “달이었다가 별이었다가 다시 티끌이 되어버린” 사람으로 오시어 화자에게 찰나 같은 그리움을 발동시키는 사람이 시를 엮었다. 그 뜨거움이 시가 되었다. 얼마나 아름다운 생각이 되살아나서 세상을 뜨겁게 달구는지 겨울의 훈풍이다. 지나간 사람의 찰나는 바람 소리로도 보인다. /이소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