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운전 중에 도로변에 쌓인 눈더미가 얼핏 녹은 것 처럼 보여 그 위로 지나갔는데 한순간 바퀴가 헛돌면서 미끄러졌습니다. 출퇴근을 위해 이른 아침과 어둑한 저녁에 운전대를 주로 잡는데, 또 눈더미를 밟아 미끄러질까봐 운전하는 내내 긴장되죠.”
전북지역에 최근 많은 눈이 내린 이후 기온이 다소 풀렸지만 중앙선과 갓길 등 일부 도로에 쌓인 채 방치돼있는 눈더미가 운전자들의 안전 운행을 또 한번 방해하고 있다.
12일 출근길부터 전주를 비롯해 전북지역에 내린 눈으로 도로상태가 미끄러워져 주의가 요구됐다. 이날 오후 3시까지 전북에서는 교통사고가 58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사고처리를 하지 않은 사고까지 감안하면 발생 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전주시 진북동, 진북터널-진북교-안덕원로로 이어지는 직선도로에서 운전자들이 조심스럽게 통행하고 있었다. 전라북도교육학생회관 사거리에서 전주중앙중 방향으로 주행하는 차량 중에서는 도로 우측에 쌓인 눈더미를 밟지 않으려고 차선 왼쪽으로 기울어져 다니는 모습도 포착됐다.
눈길 위에서는 평소보다 제동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에 차간에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하지만 쌓여있는 눈을 밟지 않기 위해 차선 바깥쪽으로 운행을 하는 운전자들이 늘면서 차량간 충돌이 우려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한 운전자는 “눈이 많이 내린 후 어느정도 녹고나니 시내 도로 중앙이나 가장자리에 눈이 검게 변해 쌓여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며 “그래선지 요즘엔 그 눈을 밟지 않으려고 차선 안쪽으로 치우쳐서 운전하는 차들이 많고 빗물처럼 튀어 사고 위험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차량이 대기하는 시간이 비교적으로 긴 교차로와 버스 정차 구역 등에서도 시민들의 불편이 제기되고 있다. 차량 회전 시 눈이 쌓여있는 도로 가운데를 지나야할 때, 버스·택시 승하차 시 쌓인 눈을 밟아야 할 때 등이다.
덕진·완산구청에서 나서서 기린대로·동부대로 등 시내 주요 도로에 대한 전반적인 제설작업을 마쳤지만, 일부 외곽도로와 이면도로에는 다 치우지 못한 눈이 쌓여있어 안전을 위협하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지난 8일부터 장비 8대를 투입해 주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한 제설작업을 마쳤고 오늘 오후부터 일기 상황이 양호돼 자연적으로 눈이 녹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전 노선에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오전에 눈이 내린 것에 대해 도로 순찰을 해보고 필요한 경우 구청 쪽에 제설작업을 요청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