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청 주변에선 기재부(기획재정부) 출신 3인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고위공무원 중에서도 속칭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이들이 같은 시기에 도내 주요기관에서 근무한다는 점도 극히 드문 케이스다. 전북현안 추진과 관련해서도 뗄래야 뗄 수 없는 막중한 자리에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국가예산 확보,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물론 30년 숙원 새만금 개발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 우범기 정무부지사를 가리킨다. 이들 3인방이 중앙에서 다져 온 오랜 인맥과 경험을 통해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기대하는 만큼 그들에 대한 관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소위 국가예산을 주무르는 기재부 관료는 그에 걸맞는 위세와 영향력이 대단한 걸로 정평이 나 있다. 단적으로, 국회의원들도 지역구 예산확보를 위해 기재부 간부를 만나 통사정하는 건 예사다. 사정이 이럴진대 지방 시장·군수는 면담은커녕 명함조차 건네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광역 자치단체장들은 주로 부지사·부시장 자리에 이들을 선호한다. 현재 7곳 광역자치단체에 발탁된 것만 봐도 그들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송하진 지사도 이런 능력을 높게 평가해 우 부지사를 선택한 것으로 안다. 최고 성과로 꼽히는 전북예산 8조원 시대를 개막하는데도 그의 존재감은 여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 명 모두 기재부에서 잔뼈가 굵은 선후배로 평소에도 자주 연락하고 술잔을 기울이는 사이다. 전북에 내려와서도 지역현안 소통을 위해 서로 공을 들이는 편이다. 각각 남원과 부안 출신인 양 청장과 우 부지사의 남다른 애향심은 소문대로다. 실제 기재부 시절 고향현안 예산확보에 숨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우 부지사는 내년 지방선거 전주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본격적인 몸풀기에 나섰다. 공직에 몸담고 있어 부담스런 눈치지만 사적 모임을 늘리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고 한다.
새만금 개발도 최근들어 속도를 내고 있다. 양 청장이 취임한 지 6개월 정도 되는데 예산을 늘리고 가시적 성과를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동서도로 개통과 더불어 2만5천 인구의 수변도시 착공이 이뤄진 가운데 기업유치 움직임도 활발하다. 다만, 인접 자치단체의 해묵은 기득권 싸움이 이같은 노력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이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도 마찬가지다. 국제금융센터 건립예산을 둘러싼 논란이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마음 졸이고 있다. 지금 추진동력이 떨어지면 연기금 관련 금융산업의 주도권마저 뺏긴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김용진 이사장도 이런 흐름의 중요성을 의식해 기금운용본부를 축으로 금융 클러스터 구축에 적극적 입장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 주변 여건이 쉽지않은 상황에서 예산·경제 전문가로 내공을 쌓은 이들 3인방이 전북현안 해결사로 명성을 이어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