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대교(부창대교)와 전북정치권

진윤식 고창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

진윤식 고창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월27일 bbs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주요 국책사업을 예비 타당성 조사도 없이 개별법을 만들어 추진하는 것은 악선례(惡先例)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다급히 가덕 신공항을 지으면 부산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부산 시민의 믿음을 이용해 선거에서 득을 보려 하는데, 우리로서는 곤혹스럽다”고 하였다. 나는 이 말을 듣는 순간 곤혹스러움을 넘어 절망에 빠졌다.

부안-고창의 단절 구간인 부창대교의 연결은 국도 77호선의 완결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낙후 지역의 활성화에 디딤돌이 될 수도 있을 터인즉, 경제적 타당성이 미치지 못한다는 논리는 문제의 본질을 거꾸로 보는 관점이다.

오래도록 산업시설이나 국가의 공공시설 하나 없이 농업만으로는 살 수 없어 모두가 떠난 지금, 이제는 사람도 산업시설도 별로 없으니 경제성으로 따져서 안 된다는 말인가 ? ‘국가 균형발전’이란 용어는 무엇을 의미 하는가? 울산 북구의 이상헌 의원은 울산 외곽 순환도로 건설 사업을 ‘예비 타당성’ 면제 사업으로 확정을 이끌어 냈다.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4번이나 퇴자를 맞은 사업으로, 20년 넘게 북구 강동권 관광단지 개발의 발목이 잡혀 있던 ‘관광 진흥법’을 재임 1년 반 만에 개정시켜 개발의 물꼬를 텃다. 또한 부산-울산 광역 철도의 종착역을 태화강 역에서 송정역으로 연장 시키는 등의 일들을 추진하여 지난해 말경 ‘예타’ 면제를 받았다는 뉴스도 보았다.

고창군은 전라북도에서도 변방으로 국가 시설이나 대기업도 없다. 모든 국민들이 성실하게 투표하고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지역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평등한 대우를 받고자 함이다. 그래서 권위주의 통치를 내려놓고 공정과 정의, 그리고 남북통일을 추구하는 진보적인 정권이라고 생각해서 지금의 정권을 선택 한 것이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 그들은 거의 모든 산업 시설을 경상도 쪽에 박아 놓지 않았던가? 이제는 죽기 살기로 저항하고 힘을 모아 진보 정권을 세워 줬더니 지금도 그쪽 눈치나 보고 그쪽 표를 얻기 위해 없는 법도 만들어서 산업 시설을 해 주겠다 하니, 이런 황당무계한 정치가 무엇이란 말인가?

새만금 사업도 30년 넘게 터덕거리고, 조선(造船)산업의 수주 물량이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제1위라고 해도 군산에서 철수해버린 산업 시설은 회복될 가망도 없고, 헐값으로 밀려드는 농산물 가격에 농민들은 녹초가 되어 있다. 이제는 공공기관 시설 하나만 유치하려 해도 애걸복걸 하는 모양새가 차마 눈뜨고 보기가 민망할 지경이다.

농도(農道)전북의 지난날은 식량 창고의 역할을 톡톡히 하였건만, 지금은 어찌하여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단 말인가? 전북도내 언론들도 자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을 잘못 한다고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수도권과 경상도엔 어떤 시설물이 있으며, 우리 지역에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지 체계적으로 조사, 자료를 만들어 큰 틀에서 조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채찍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종속된 정치는 바른 정치가 아니며, 국민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 뿐이다. 민심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가라안칠 수도 있다는 것은 지난 선거들을 통해서 극명하게 보아오지 않았던가? /진윤식 고창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